사주풀이 카타르시스

가슴으로 낳은 딸, 카리스마 장

by 바비정원

오랜만에 만난 마음이 엄마 카리스마 장은 힘든 표정을 지으며, 마음이가 집을 나갔다고 했다.

마음이는 엄마, 아빠가 가슴으로 낳은 귀한 딸이다.

착하고 얌전한 데다 이목구비가 어찌나 시원시원한지, 언제나 엄마, 아빠의 자랑이었다.

마음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순순히 대학에 합격했었다.

그런 마음이가 집을 나갔다.


술 많이 마시고 잘 씻지 않는 아빠가 싫다고 했고, 전공 공부가 힘든데도 터놓고 얘기 한번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엄마가 무서웠다고 했다.

마음이는 공부도 알바도 하기 싫다며, 잠시 무기력 상태로 지내다 대학 졸업 한 학기를 남기고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갔다.

요즘 마음이는 남자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다.


마음이가 잘하고, 하고 싶어 하는 건 웹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했다.

"그런 재능이 없어 탈이지, 요즘 세상은 그런 게 더 좋아."

나는 카리스마 장을 위로했다.

평소 씩씩하고 흔들리지 않는 카리스마 장이었는데 답답해하는 기색이 보였다.


홍대 앞 타로거리를 지나며 나는 재미 삼아 오천 원짜리 타로 하나 보자고 제안했다.

예전에 친구에게서 받아놓은 타로집 명함 사진을 친구톡에서 찾아내어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도 왕관이 보였다.


타로로 시작된 상담은 어느새 사주풀이로 넘어갔다.

절에서 마음공부 많이 한 카리스마 장인지라 두 사람은 서로 뭔가 통하는 듯 주거니 받거니 신나는 이야기가 끝없이 오갔다.


하늘에서 내려준 애다,

집 나간다는 얘기 나오겠다,

컴퓨터 관련 일하면 좋다,

뭐든 잘 될 거다.


마음이가 뭘 하든 잘된다는 얘기에 옆에서 듣고 있던 나도 신이 났다.

평소 감정을 숨기지 않는 카리스마 장은 흥분했다.

타로집을 나서며, 우린 마음이의 사주풀이가 맞다고 굳게 믿었다.

카리스마 장의 표정이 환히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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