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 주은혜
교회에 다니는 은혜를 그녀의 아버지는 무척 못마땅하게 여겼다.
언젠가는 화가 난 그녀 아버지가 은혜 앞에서 성경책을 찢어 던져버렸다.
은혜는 아버지의 불호령 속에서도 꿋꿋하게 믿음을 이어갔다.
생물을 전공한 은혜는 직장에서 미생물을 전공한 교회 다니는 남자와 연애를 했다.
공부와 교회밖에 모르는 예의 바른 충청도 남자.
장모와 같은 고향이라서 처가에서 기본 점수가 높다.
그는 뭐든 차근차근 설명하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남자 사귀는 재주가 부족했던 은혜의 동생은 친척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산밖에 모르는 산사나이.
암벽, 빙벽 가리지 않고 오른다.
사람을 격 없이 만나 마음을 내어주고, 트래킹과 등반이 삶의 이유인 사람.
직장을 접고 산으로 간 이유로 처가에서 기본 점수가 낮다.
말수가 적고 말주변이 없다.
어쩌다 하는 썰렁한 농담에 주위 사람들은 그냥 웃어준다.
친구, 선후배, 동료, 친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종교는 없지만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3남매 단톡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랜 세월 동서의 썰렁한 말들을 웃으며 받아주던 은혜의 남편이 그날은 동서의 말실수를 지적하며 화를 냈다.
순간 단톡방은 살얼음판이 되었다.
동생은 퇴장했고 은혜와 남편도 바로 퇴장했다.
은혜의 제부는 당황했고, 오빠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꽁생원과 마당쇠는 아직 서먹하다.
어쩌랴, 결자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