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트럭

봄은 언제 오려나, 오빛나

by 바비정원

겨우내 쌓인 눈이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올해도 4월 말이나 되어야 봄이 오려나 보다.

장화 신은 발로 무릎 위까지 쌓인 눈을 헤집으며 집 앞 찻길까지 나가는 길은 천리길 같다.


분교 기사님의 스쿨 트럭이 도착하기 전에 빛나는 서둘러 우체통이 있는 길가까지 나가야 한다.

분교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인데, 눈이 녹지 않는 3월에는 학교 기사님이 트럭으로 등하교를 시켜주신다.

스쿨 트럭이 등산로 입구에 사는 6학년 언니네 집을 출발했다는 문자를 읽고는 부리나케 먹던 밥숟가락을 던져놓고,

미처 재킷 지퍼도 잠그지 못한 채 뛰어내려 가다 빛나는 마당 눈밭에 고꾸라졌다.

얼마나 마음이 급한 지 번개같이 일어서서 다시 뛰어내려 간다.


저 멀리 빛나를 태운 초록 스쿨 트럭이 학교를 향해 총총히 사라진다.

교실 한켠에는 덜렁대는 빛나가 남겨두고 온 빈 도시락 반찬통이 쌓여갔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꽁생원과 마당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