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작지만 높았던 문턱 앞에서

by 사월

기쁨이는 한겨울에 태어났다. 창밖으로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우리 아기랑은 언제쯤 함께 외출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던 겨울이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날씨가 참 고맙다. 아기와 함께 산책을 나가도 안심이 될 정도로 따스한 햇살과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유독 더 고마운 계절이다.


남편 없이 기쁨이를 혼자 돌보던 어느 날이었다. 날도 따뜻해졌겠다, 집 앞에 새로 생긴 카페가 궁금해 분유를 먹이고 소화를 시킬 겸 호기롭게 유모차에 기쁨이를 태워 집을 나섰다. 하지만 예쁜 카페의 문을 연 순간 "헉"하고 숨이 멎었다. 평소였다면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아주 작은 문턱 때문이었다. 혼자 힘으로는 기쁨이를 태운 유모차를 도저히 문턱 높이만큼 들어 올릴 수가 없었으니까.


감사히도 카페 사장님께서 도와주셔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아기는 배 부르게 먹여 나와서인지 카페 안에서 곤히 잠들었고, 덕분에 향긋한 커피 향기를 맡으며 잠시 책도 읽는 여유를 즐겼다. 집 앞에 이렇게 예쁜 카페가 생겼다니 너무 좋아서 기쁨이랑 자주 오고 싶은데, 그때마다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하니 괜스레 망설여져 속상했지만 말이다.


그 이후로는 어딜 가도 "여긴 기쁨이랑 올 수 있겠다!"던가 "여긴 같이 오기 힘들겠네."같은 생각을 한다. 문턱 앞에 유모차와 함께 서 있던 그 순간만큼은 그 작은 문턱이 어찌나 높은 벽처럼 느껴지던지. 장애인이 살기 편한 나라는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던 말을 피부로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누군가에게는 이런 작은 턱 하나도 커다란 장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는 게 새삼 부끄럽기도 했다. 이렇게 아기와 함께 내 세상도 조금씩 넓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