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책방지기 2일 차 (221024)
책방에서는 소소하면서도 다양한 일을 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쓰이는 일은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는 것이다. 책방 문 앞에는 길 고양이들이 들어가 안전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나무 상자가 있다. 출근하자마자 상자 안에 밥그릇을 꺼내서 깨끗이 씻고, 고양이 사료와 물을 채워서 넣어준다. 우리 책방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를 직접 마주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출근하고 꽉 채워놓은 밥그릇이 퇴근할 때쯤이면 항상 반쯤 비워져 있다.
월요일의 책방은 보통 매우 조용하다. 나라도 주말을 쉬고 월요일부터 출근해야 하는 패턴의 직장인이라면 월요일에 책방에 가는 여유를 부리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다 보니 출근해서 정수기 코디님이나 택배 기사님 외에는 아무도 마주치지 못하는 날도 잦다. 그런데 퇴근 준비를 하면서 고양이 밥을 확인했을 때 변화의 흔적을 발견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들렀다 갔을 고양이의 온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한 배고픈 생명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무언가와 연결된 것 같다.
오늘은 저녁 무렵 주인 책방지기님께 연락이 왔다. 매달 책을 정기구독하는 분들께 동봉해 보낼 엽서를 써줄 수 있냐는 부탁 전화였다. 내게 주어진 정보는 오직 이름뿐이었다. 이름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설레는 일이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졌고, 나의 짧은 엽서 한 장이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는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됐다. 그렇게 모르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책을 포장한 후 책방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