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동아리 회원 모집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는 독서동아리의 지도교사를 맡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겨울방학 동안 독서동아리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운영할지 미리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대개 독서동아리는 단순한 책 읽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기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특히 어른들이 강요하는 독서가 아닌 단순한 기쁨으로 읽는 책 읽기를 경험시키기로 다짐했다. 초등학교의 동아리 시간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계획이 없이는 실천이 어렵다. 겨울방학 동안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았고 도서관과 서점에 가서 관련 책도 읽었다.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활동을 메모하고 내가 해보고 싶은 활동도 생각해서 첨가했다. 이렇게 대강의 아이디어를 먼저 구상해놓고 나중에 동아리 참여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3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분주한 업무 중에 학생들의 동아리가 정해진다. 책 읽기와 더불어 글쓰기에도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홍보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기존의 독서동아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는 6학년이 2개의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교과전담교사이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협조를 얻어 잠시 독서동아리에 대해 홍보할 시간을 가졌다. 미리 생각해놓은 활동들이 있었기에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했다. 내심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 지원자가 너무 많으면 인터뷰를 하고 합격자를 발표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아리에 지원하는 이유를 적는 양식을 간단하게 만들어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지원서 제출 기한을 일주일 정도로 했다. 학교 규모가 크면 복도에 동아리 홍보와 모집 내용의 포스터를 붙이는 것도 좋겠다.
결론적으로 여학생 네 명, 남학생 세 명이 지원했다. 항상 그랬다. 학생들의 시험이 다가오면 시험문제를 너무 쉽게 출제해서 또는 내가 너무 잘 가르쳐서 학생들이 다 백점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곤 했다. 지원한 학생들 중에 정말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는 한 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나의 소개하는 활동에 혹 해서 미끼를 문 작은 치어들처럼 느껴졌다. 사실 처음부터 적은 수를 생각했기에 일곱 명은 충분했다. 학생 수 보다는 학생들의 면면이 더 걱정스러웠다. 일명 학습 부진아가 세명이나 있었다. 하지만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서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