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는 며칠 전부터 정신 차리고 지켰는데 방심한 사이 세탁기가 얼어서 잠깐 당황했으나 의연하게 만능 헤어 드라이기로 녹이고 빨래 끝을 외쳤던 몹시 생활력 넘쳤던 하루
Day2
아무도 안 사는 옆집 보일러가 얼었다. 옆집 보일러는 위치상 한 번도 언 적이 없어서 방심하고 있던 주인아주머니께서 너무 놀라서 급히 녹이느라 우리 집에 멀티탭 빌리러 오심. 의연하게 3미터짜리 빼드리고 녹이는 거 보러 갔는데 아주머니네 헤어드라이기는 돌아가는 소리부터가 이이잉... '어허 아주머니 이거 약해서 안 돼요. 기다리세요.' 그래서 우리 집 드라이기 오늘 출장 다녀옴.
#위이위잉 #한국드라이기의일상
Day3
옆집 공사한다고 시끌시끌 위잉위잉 온갖 소리가 다 들려오길래 고치나 보다 하고 오늘따라 안 하던(?) 아침 세수를 하려고 비누칠을 했는데 물이 안 나옴. 하... 이 이 아저씨들이 또... 우리 건물 수리 전담 이저씨들은 부자지간인데 뭔가 소통이 잘 안 되고 일 하는 동안도 끝난 후에도 진짜 난장판을 만드는 스타일. 오늘도 물 잠근다고 말도 안 하고 물 잠가버림. 이 일 30년도 넘게 하셨을 텐데 이런 사전 공지 그런 거 없음. 나쁜 건 아니고 그냥 옛날 사람. 그래서 부자지간도 일하면서 맨날 싸움 ^^;; 나는 주인아주머니께 전화.
나 : 아주머니 혹시 물 잠근 건가요? 주인집 : 어? 물이 안 나와요? 아저씨가 잠갔나 보다. 나 : 저 지금 비누칠했는데 잠깐만 열어주시면 안 될까요? 주인 : 어. 알았어요. 잠깐 기다려요~
복도를 통해 여기 물 잠갔냐. 잠깐만 열어줘라. 어쩌고 다 들려옴. 잠시 후 아저씨들 옥신각신 5분 이상 경과 물 안 나옴... 비누 거품이 바삭해짐... 다시 전화.
나 : 아주머니 물 아직 안 나와요. 주인 : 어머 아직 안 나와요? 어떡해. 머리 감아요? 나 : 아니요 세수만 하면 되는데 잠깐이면 돼요. ㅋㅋ 주인 : 아니 이 아저씨들이 물부터 열라니까 뭘 둘이 자꾸 싸우고 저래. 잠깐만요. (수화기 든 채 현관문 열고 큰소리로 복도를 향해) 아저씨~~~~!!! 아래층 아가씨 지금 비누칠했대~~~~!!! 이거부터 좀 어떻게 해줘 봐요~~~!!!! 그거 나중에 하고요~~!!!! 지금 비누칠했다니까~~~!!!! 의논은 나중에 해요~~~ 이거 좀 먼저 해줘요~~ (애원인데 호령)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좀 기다리고 있을게요
복도에서 둘이 또 옥신각신 잠시 후 물 나옴.
주인 : 아가씨 오늘 나가요? 나 : 아니요. 집에 있을 거예요. 주인 : 아 난 씻는다고 해서 나가나 하고 (역시 같은 세계관) 아무튼 복도에 물 있고 살얼음 꼈으니까 되도록 나오지 말고 오갈 때 조심해요. 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