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선 음악도 울림이 크다

by 볕뉘

비가 내린 후 숲길은 고요가 스며듭니다.

고요 속에 음악을 듣습니다.

숲의 소리도 좋지만 때론 노래로 위로받고 싶은 날이 있지요.

고요한 숲길은 오롯하게 노래에 몰입하기에 최적의 공간입니다.


노래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내 깊은 심연을 건드리는 가사에 매혹되었습니다.

마치 나를 위한 자리인 듯 의자가 보여 나무 앞에 앉아 그 노래에 온 마음을 내어놓았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자를 위한 노래이자

산 자를 위로하는 노래이고

죽은 자를 애도하는 노래였습니다.


그냥 노래를 들었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렇게 반복해서 듣고서야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생명의 공간인 숲에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한 노래에 매혹되다니..


숲이 주는 고요 때문이었겠지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선 자의 노래이기 때문이 더 마음이 흔들렸을지도 몰라요.


생각해 보면 어디든 생과 사가 함께 합니다.

숲은 더욱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곳이지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말처럼 이 세상은 생명이 있는 것보다 죽음이 더 많다 했지요. 우주 대부분의 물질은 죽음으로 둘러싸여 있고 생명을 가진 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고 말이에요.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것들을 보면 죽은 것들이지요.

지구, 땅, 돌 등 그러니 잠시 생명을 가진 존재가 이상한 존재임에는 틀림없군요.


고요한 숲 속에서 살아가는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CUP>


방을 비추던 빛이 사라져

한 걸음도 못 가겠어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아서

입술이 다 갈라져

눈을 감고 기억을 켜

서리어진 여백을 그리며


이젠 비워야지 (아침이 오면)

다시 (볼 수 있으니) 모두

이젠 베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커튼을 열고 방안을 보면

젖어 버린 바닥에

애써 다시 붙여 봐도

맞지 않는 깨진 컵 안으로

눈물을 따르고


이젠 비워야지 (아침이 오면)

다시 (볼 수 있으니) 너를

이젠 베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0의 밖에서 영원의 밖에서

이 빛으로 다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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