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이야기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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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동생은 언제 생각하세요?” 최근 들어 들었던 같은 내용의 질문들이다. 아직 백일도 되지 않은 하늘이의 동생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그 사람들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이를 걱정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혼자면 너무 외로워요.” 오늘은 적당히 다른 주제로 넘기려고 할 때,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꺼냈다. 사실 얼마 전 아내랑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퇴근 후 그 말이 맴돌았다. 그래서일까? 혼자 모빌을 보며 노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다. 머릿속에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러 상상을 펼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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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롭다. 인간은 외로움의 존재다. 태어났을 때부터 외로움을 통해 세워져 간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셨다,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아담을 온전하게 창조하셨다. 그런데 아담은 외로워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외로워하는 모습을 안쓰러워하셨다. 결국 또 다른 인간을 만드셨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든 아담조차 외로워했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죄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공간도 독방이다. 그래서 감옥에서도 독방 조치에 대해서 기간이 분명히 있다. 그것은 인간은 독방에 오래 있을수록 정신이상 증세를 통해 이상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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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것을 말할 때도 다른 사람에 들으라고 한 말이다. 이렇듯 사람은 홀로 살아가기 어려운 존재다. 그런데 시대가 지나면서 세상은 인간을 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혼자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홀로 밥을 먹고, 홀로 영화를 보며, 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처럼, 혹은 멋스러운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홀로족 일수록 자신에 대한 정체성은 흐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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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상이 흘러가는 기준에서 이탈하면 굉장한 불안감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탈자들은 급격한 외로움이 찾아들어온다. 그 외로움을 누군가는 취미로, 누군가는 더욱더 고립으로, 누군가는 타인에 대한 인정으로 채우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중독으로 흘러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문화가 유독 심하다.. 중학교를 나오면, 고등학교를 가야 하고, 그다음에 대학교, 군대, 취직, 결혼, 육아. 이러한 선상에서 뒤처지거나, 이탈하면 굉장한 스트레스가 찾아온다. 안타까운 것은 그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는 이탈자들을 향한 기다림이 이사회에서는 없다. 기다림은 바라지도 않는다. 존중과 배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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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것들을 주위 사람들은 가벼운 가십거리로 찾는다. 그러면서 이탈되지 않은 자신은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착각을 한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들에게도 찾아온다. 이탈될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 두려움은 이내 곧 외로움으로 전환이 된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자들은 외롭다. 이탈자도 외롭고, 이탈되지 않은 자도 외롭다. 그 외로움은 주위 사람들을 통해 증폭된다. 그 외로움에 오늘도 사람들은 무엇인가 한다. 자기 계발, 취미활동, SNS. 심지어 최근 먹방이 유행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직 맛에 대한 평가만 난무한 먹방. 무엇인가 외로움을 급급하게 채우기 위한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넘처난다. 이런 가운데 20-30대 젊은이들에게 급속하게 퍼지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의 모습. 즉,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도 외로움의 연속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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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퍼마시면 안 된다. 바닷물을 퍼마실수록 더 몸은 탈수 증세가 일어난다. 즉, 더욱 몸에 물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직면해야 한다. 무엇에 그리 목마른 지, 무엇에 그리 외로워하는지. 내게도 외로움이 문득 찾아올 때가 있다. 무시하면 그 외로움은 다른 무언가를 빨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조용히 묻는다. 외로움의 시작을 찾아본다. 찾으며 마음을 나누는 자들에게 외로움을 호소한다. 그리고 그것이 삶을 지배하지 않게 미리 손을 쓴다.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 결국 인간은 외롭다. 그리고 외로움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무엇인가 함께 해야 한다. 그게 내가 지금까지 살아가며 찾은 답이다. 그러나 잘 변하고, 한정적인 것과 함께 하면 또다시 외로움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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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도 인간이다. 인간은 외롭다. 그래서 하늘이도 외로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 부모이기에 그 외로움을 모두 채워줄 수 없다. 언젠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분명 어려움과 고통이 뒤따를 수도 있다. 그래서 외로움을 위해서는 변함이 없고, 한결같은 것. 그것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 대화를 하늘이와 할 수 있는 때가 곧 찾아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그대. 외로운가? 당신만 그렇지 않다. 나도 외롭다. 그러니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