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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민 Sep 20. 2022

솜을 어깨에 지고 강 건너기

늘벗 이야기

<솜을 지고, 강에 들어가기>


“저는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 건물이 없는 상황에서, 이제 막 개척한 목사님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성장하고, 건물도 생각해야 할거같은데. 목사님 사역하는 모습이 솜을 등에 지고 강에 들어가는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왜? <슬로처치>를 교회 지체들과 나누려고 하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8월 한달간 신나게 놀았다. 게임하며 놀고, 먹으며 놀고, 마시며 놀았으며, 춤추며 놀았고, 웃고 떠들며 놀았고,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놀았고, 짝궁이랑 놀았다.


늘벗지기로써 우리 식구들이 노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뻐하시는 주님의 미소를 쉽게 발견할수 있었고, 주님은 우리와 함께 놀고 계셨다.


신나게 놀았으니 이제 선선한 공기와 함께 다시 주님을 알기 위해 공부하기로 했다. 개척후 전반기에는 <새신자반>을 통해 신앙 훈련으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조금더 능동적이고 즐거운 공부할 시간!나도 공부가 싫다. 하기 싫고, 암기 위주의 공부는 얼마나 재미가 없는가?



그런데 이런 공부는 정말 재밌다. 사랑하는 내 딸 하늘이가 좋아하는 반짝반짝 캐치티니핑에 대한 공부.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은  2021년 9월 22일부터 2022년 3월 16일까지 재능TV에 방송된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로미가 사고뭉치지만 사랑스러운 티니핑들과 함께 잃어버린 보석티니핑을 찾아가는 이야기. 하츄핑, 해핑, 발레핑, 싹싹핑, 믿어핑. 등 캐릭터가 넘쳐차고 각각의 좋아하는 디저트와 성별, 마법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OST도 다양해서 같이 하늘이와 따라부르고 함께, 티니핑들을 이야기하면 시간가는줄 모른다. 하늘이 역시 굉장히 즐거워 하고, 함께 대화하길 즐거워 한다.


마찬가지다!


하나님. 우리 하나님이 그토록 아끼시고, 심지어 몸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교회. 교회를 알아간다는 것은 사랑하는 하나님과 이야기 할거리가 가득해진다. 아주 오래전부터 다녔기에 모든걸 알것같은 교회지만, 실상 우리가 모르는 교회의 이야기는 정말 다양하다. 티니핑의 캐릭터에 비교할수 없을 만큼, 교회에 대해서 배우고 알아가야할 것은 넘쳐난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한다. 즐겁고 신나게! 진행 방법도 서로 생각들을 나누고, 의견을 나누는며 토론을 주로 한다. 곁길로 가거나, 시간이 넘어가거나, 소외된 사람이 있으면 인도자가 나선다. 그 외에 인도자는 판을 깔고,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책을 읽은것들을 토대로 자기 생각과 이야기들을 나눈다.


이렇게 나누어진 이야기는 어느새 우리 스터디의 에토스가 되고, 그 에토스는 교회로 흘러간다. 감사하게도 이번 스터디는 10대 20대 40대 50대가 함께한다. 그야말로 세대 통합이다. 이제 막 교회 등록한 청년은 아침부터 일어나 8잔의 음료를 만들어왔다. 직접내린 커피에 얼음을 동동 넣어 아이스 커피로, 커피를 못마시는 지체 위해 반은 아이스티. 거기에 한분은 딸이 구운 거라며 수줍게 마들렌과 쿠키를 가져오셨다. 아침에 배고플까봐 걱정했는데 하나님은 이미 계획하셨고, 그걸 이루시고 계셨다. 앞으로 함께 할 그분을 향한 공부처럼.


오늘 한분 께서 질문해주셨다.



“저는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 건물이 없는 상황에서, 이제 막 개척한 목사님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성장하고, 건물도 생각해야 할거같은데. 목사님 사역하는 모습이 솜을 등에 지고 강에 들어가는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왜? <슬로처치>를 교회 지체들과 나누려고 하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정말 반갑고 기분 좋은 질문이었다. 솜을 등에지고 강에 들어가는 모습이라고 말씀하신것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대답하지 않았다. 이 시간이 흐르고, 또 지나가며, 우리의 에토스와 나의 삶이 그분께 대답이 되기를 바라며….


그래서 우리는 공부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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