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언니의 생일이라는 알림이 떴다. 연말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님이 상태가 안 좋으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마음이 쓰였다. 언니 건강도 챙기시라는 메시지와 함께 평소와 달리 홍삼을 골라 보냈다. 몇 시간 후 선물을 확인한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안타깝게도 어머님을 보내드렸단다.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장례를 치르느라 연락을 안 했고, 이제는 마음도 평온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호르몬 치료 중이라 고맙지만 홍삼은 먹지 못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마음 졸이고 힘들었을지 선하다. 언니는 다정하고 치밀하게 섬세한 사람인데, 본인의 인상이 강해 보인다고 고민하곤 했다. 내게는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이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은 마음을 드러낼 줄도 알고, 일을 할 때는 또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니는 커피를 못 마시니까 디카페인 티가 포함되어 있는 티타임세트로 바꾸어서 보냈다. 곧 언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이런 세심한 디테일. 자긴 이게 경쟁력이야. 필요한 요소에 특별하고 각별한 그 무언가를 매칭하는 능력.” 원래 자기 건 자기가 잘 안 보인단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흘리듯 칭찬을 해주면, 보통은 칭찬을 그대로 잘 못 받아들이는 나인데도 진심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건 또 언니의 능력이지.
언니는 내가 엄마가 된 이후에 처음으로 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겨 준 사람이다. 육아에 시달릴 무렵의 엄마들은 아이들 것을 챙겨주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곤 한다. 몸과 마음이 쇠잔해서 여러 가지 고민하기 어렵기도 하고 아이들 것을 챙기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그런 중에 '이건 물빛 거야'하고 나를 챙겨주는 것은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도 올곧게 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이었다.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보며 가장 중요한 것을 끊임없이 작은 행동으로 말해준 사람. 그래서 언니가 해 준 좋은 말들은 나에게 칭찬이 되고, 기억에 남고, 나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