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심리학을 배우고 있다. 사이버대학에 학사편입을 하여 3학기 차가 되었다. 매 학기 6개 과목을 수강하며 다시 학생이 되어 공부를 하고 있다.
십년 전 출퇴근으로 하루 세 시간씩 운전을 할 때 인강으로 들었던 심리학강좌는 재미있었다. 인강을 들어서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력적이었고, 그 프로그램에서 심리상담학 1급과 바리스타 1급을 취득했었다. 민간자격증이고 이 자격증들에 대해서는 아직 국가자격증은 없다. 제대로 알고 보니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협회의 자격증이 있고 학력과 무관하지 않다. 어떻든 그때 심리학을 개괄적으로나마 접했던 덕분에 아이들이 사춘기를 건너는 동안에도 아이들과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참 설레고 신나는 일이다.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이전과는 다른 일이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사이버대학의 강좌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라 시간의 제약이 적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첫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지도교수님의 전화였다. 만학도에게 환영인사와 격려의 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용기와 감동을 주었다. 대학 새내기 때 도강하러 들어갔던 심리학 강의실 풍경이 생각났었다. 그때는 전공인 친구를 따라 들어갔던 강의실에서 햇살을 받고 앉아서 수업하던 교수님을 지켜보다 내가 공부할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었던 기억이다.
사이버대학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것 이외에는 학사를 인정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 수시로 퀴즈, 리포트, 시험에 토론까지 있어서 돌아서면 과제와 시험으로 정신이 없어 순식간에 한 학기가 지나간다. 동아리도 있고, 지역별 스터디그룹도 있고, 학기마다 엠티나 종강파티 등의 행사가 있다. 물론 지역에 있는 학생들이 모두 챙겨서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학과와 교수님과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루트가 여러 개 있어서 일방적으로 민간업체의 인강을 듣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서울에서 행사가 있었을 때 일정을 좀 조율해서 지도교수님을 만나 진로 상담을 했었다. 내가 경험했었던 상담센터와 병원에서의 상담. 학교나 업체에서 이야기하는 상담자격증으로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밋빛 그림. 수없이 많은 상담유튜버들의 엇갈리는 이야기들. 어디에도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심리학에서 뻗어나간 진로의 갈래길들이 교수님과의 면담으로 정리가 되었다. 지금 스터디를 지속하고 있는 코칭팀의 일들도 어느 지점에서는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겠지.
수업을 열심히 듣다 보면 재미있다. 상관관계가 없을 것 같던 내 이전의 전공들이 하나씩 연결되어서 밑거름이 되어준다. 이미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떠오르는 걸 보면, 그것도 재미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씨실과 날실을 엮어가듯 촘촘히 엮어가다 보면, 무언가 그럴듯한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당장은 중간고사 준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