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브랜딩>
10월 말 OSC라는 온라인 세일즈 컨설팅 서비스를 정식 런칭했다.
이미 해당 서비스는 2년 전부터 솔루션을 개발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서비스 기획을 하는 동안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력을 비롯해 모든 자원이 부족한 창업가들은 사업과 브랜드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챙겨야 한다. ‘우리 회사가 왜 이 사업을 하는가?’라는 명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다 보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상품기획 초기부터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나 가치를 제공할지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업전략의 시작이자 브랜딩의 출발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 목적과 실행, 그에 따라 고객이 얻게 될 가치와 감정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일 수록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자기만의 원칙을 고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질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Why me?’다
시장에 이미 유사한 플레이어들이 있는데 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가? 기존과 똑같은 제품, 똑같은 서비스라면 굳이 내가 퇴직금 털어서 이 일을 시작할 이유가 있는가? 그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과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자신이 펼치고 싶은 사업의 모습, 자신이 원하는 우리 회사의 모습이 조금씩 구체화된다. 그것이 곧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자기다움’이 된다.
흔히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한 문장 또는 한 구절의 슬로건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이 사업을 왜 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여야 하는지 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한 문장으로 정리하다 보면 자기다움, 우리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늘 기억하고 강화할 수 있다.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소비자들이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써본 후 어떤 느낌으로 기억하길 바라나요?”, “여러분의 제품이나 회사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길 원하나요?” 이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자신감을 갖고 출발해도 좋을 것이다.
스토리는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다양한 경험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과거 및 현재의 이야깃거리 중에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를 찾아내고 또 꾸준히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토리를 찾고 만들어가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가 스타트업 브랜딩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창업을 앞두고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무엇일까? 사업계획 구상? 투자자 물색? 저마다 다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나 구성원들이 카카오 브런치나 네이버 블로그 등의 플랫폼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한다.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설명한다.
•어떤 비전을 갖고 창업하려고 하는지 밝힌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그 안에 당신이 왜 이 일을 하고자 하는지, 왜 (기존과 다른) 이러한 방식으로 하고자 하는지가 담길 수 있다면 사람들은 당신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1.우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바로 알기
2.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기
3.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일을 벌이기
4.대단해 보이는 남의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일상생활과 연관된 소재 찾기
5.문제를 해결한 ‘극복’의 소재를 추가하기
6.사용자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7.첫 번째 스토리는 창업자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하기
초기 스타트업의 사업전략은
첫째, 우리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 즉 이 사업을 왜 하는지(또는 해야 하는지)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투자를 위한 IR 활동과도 직접 연결된다.
둘째, 어떠한 방법으로든 타깃 고객들의 눈에 띄어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대중에게 많이, 제대로 알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최소요건제품(MVP : Minimum Viable Product)을 빠르게 출시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하여 시장의 요구보다 한 단계 나은 제품을 출시하고 만들고build-측정하고measure-배우는learn 과정을 반복하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연습?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잘하고 못하고 가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게 뭐고 뭘 했을 때 질리지 않을 수 있고, 나는 결혼이 적합한 사람이니 얼른 결혼해야 하고, 그렇게 자기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면 좋겠어요. 겉으로는 다 좋은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나만 볼 수 있는 단점과 부끄러운 점,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을 텐데 그것까지 낱낱이 들여다보는 연습을 자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창업을 하고 나서도, 삶에 대해서도 대단히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프릳츠 김병기 대표
그리고 11월 사내 가을 캠핑 이후 동업자들과 5시간 동안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왜 여기서 일하는가? 그래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 왜 같이 일을 하는가? 서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서로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 긴 질문들에 진지한 답변들이 오가며, 처음 듣는 얘기도 짐작을 확인한 얘기도 있었다.
동업자들은 총 4명인데, 모두 MBTI가 F다. 그러다 보니 감정에 호소할 때가 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듣는 나도 F이기 때문에 돌아서고 시간이 조금 지나야 이성적으로 잘 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T가 한 명만 있었더라면.. 하는데 여하튼 사람 한 명 한 명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어떤 이유로 이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명확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것을 우리가 ‘왜’ 해야 하는지를 모든 사업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아울러 내부 구성원들이 이러한 ‘why’를 명확하게 공감하고 있었다. 내부 브랜딩에서는 어떻게 how 전달하는지 못지않게 일을 하는 이유 why가 중요하다. 평소 이 ‘why’가 얼마나 내부에 공유되어 있는지가 내부 브랜딩의 핵심이다.
지금 잘 나가는 회사의 제도를 따라 한다고 해서 우리 조직에서 잘 이행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니 섣불리 ‘정답’을 외우려 애쓰지 말고 자신만의 답을 찾는 데 집중하자. 특히 창업가가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었는지, 구성원들과 어떤 관계를 지향하는지 그렸던 그림이 내부 브랜딩의 주요 기준이 되므로, 창업가라면 내부 브랜딩을 위해서라도 자신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채용해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최소 20년 이상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가치관을 형성하며 살아온 사람들을 공통된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간혹 급한 대로 적당해 보이는 사람을 뽑아놓고 ‘앞으로 차근차근 가르치면 되지’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창업자들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는 별로 없다. 더러는 인성이 좋은 사람과 역량이 뛰어난 사람 중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면 무엇보다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삶의 방향이 같은, 흔히 말하는 ‘핏 fit’이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은 핏이 맞는 사람을 찾는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그래야 자원의 누수 없이 한 방향으로 속도를 맞춰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브랜딩이야말로 스타트업의 궁극의 경쟁력이며, 이는 명확한 방향성이나 가이드라인의 정립은 물론 조직문화나 채용과도 필수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브랜드 전략은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결국 브랜드는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