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31
진희 언니의 케이크는 정말로 맛있다.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더 자주 가서 먹었을 텐데…. 초코케이크값만 아껴도 돈을 훨씬 빨리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진희 언니는 언제나 내게 따뜻하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그런 따뜻한 눈빛이 처음에는 낯설고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언니의 그런 눈빛이 너무 좋다. 언니는 나를 정말 좋아하는 거겠지? 다시 상처받을 일은 없겠지? 양양에 가기 전에 언니 가게에 한번 들르고 싶었는데 게으름을 부리다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에릭을 도와주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양양에 다녀오면 제일 먼저 언니 가게에 들려야지.
2021. 8. 2
언니와의 여행은 짧았지만, 너무 행복했다. 언니는 나의 과거를 모르지만 내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지난밤에 에릭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지만, 언니가 있어서 참을 수 있었다. 에릭은 여전히 자기 곁으로 와서 같이 사업을 하자고 말했지만 다시 한번 거절했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차차 멀어져서 결국 완전히 끊어내 버리고 약에서 손을 떼야지. 진희 언니를 만난 이후로 왠지 더 잘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차가 있어서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언니랑 더 많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
2020. 6.13
약을 끊으려 애를 쓰는데 잘 안된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 기운이 없어지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술이라도 마시려고 편의점에 가다가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했다. 손님이 아무도 없었지만 진열된 초코케이크가 너무 맛있게 생겨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초코케이크는 지금까지 먹어본 케이크 중의 최고였다. 허겁지겁 먹고 보니 기운이 좀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제야 카페가 보였다. 빈티지한 분위기에 잔잔한 음악, 곳곳에 자리 잡은 예쁜 화초들. 주인 언니가 정성을 많이 들인 것 같았다. 이런 카페의 주인이라. 나도 내 가게를 가져보고 싶은데 그런 일이 내 인생에서 가능할까? 케이크를 다 먹자 주인 언니가 케이크 맛을 물어봤다. 그리고 반짇고리를 가져와 내 소매에서 달랑거리던 단추를 다시 달아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당황해서 머뭇거리자 언니는 괜찮다며 내 손을 잡아당겨 소매 끝에 달랑거리던 단추를 다시 단단히 달아주었다. 아. 왠지 그 카페에 자주 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