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첫째의 친구 두 명이 놀러 왔다. 그런데 왠지 첫째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혼자 괜찮은 척하려 애를 쓰더니 안 되겠는지 내게 와서 울음 섞인 말을 한다. 방으로 데려와 들어보니 첫째와 친구들 사이에 오해가 있는 듯했다. 첫째는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자꾸 아프다고 울면서 말했다. ⠀ "나 생각으로는 괜찮은 것 같은데 마음이 하나도 안 괜찮아." ⠀ 이 말을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인지 짐작이 갔다. 아이 일은 되도록 아이에게 맞기지만 이번 한 번은 도와주기로 했다. 첫째와 두 친구를 함께 앉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서로 오해에 오해가 쌓인 것 같았다. 제법 진지하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아이들이 참 예뻤다. 오해를 풀고 나서 서로가 괜찮지 않았던 마음들을 보듬어 주고 달래 주었다. 아이들이 예쁘게 자라는 것이 감사해서 나는 같이 기도해 주었다.
⠀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참 많은 시간을 괜찮은 척하느라 허비했었다.
"사실 나 하나도 안 괜찮아"
그렇게 말해도 된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밝게 웃는 시간을 조금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었을 텐데. ⠀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좀 헐렁거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