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혜나 Feb 05. 2022

오랜 소원

존재로도 충분한 당신


내 인생에서

사랑이란 책임었다.


끝까지 책임지려,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써왔다.


나눴던 말의 책임이 사라져

마음이 아팠던 밤,

밤을 새워 혼자 와인을 들이켰던 그 밤에


내 속에서 살아온 한 아이가 보였다.


아이는 태연히 손을 뻗으며 말했다.

"나의 보호자가 되어 주지 않을래?"


렇게 며칠이 지나가고

이제야 알 것 같다.


왜 내게 사랑이 책임이었는지.


아이는 오랫동안

누군가의 책임 아래 머물러

안전함을 느끼고 싶은 소원이 있었다.


근원적 소원


꽤 오래 원하는 무엇도 이루어지지 않아

소원을 갖는 것조차 잃어버린 내게

가장 오랜 소원을 말해준 아이


이제 내가 말한다.


"너의 안전한 보호자가 되어줄게.

내 손 잡고 같이 가자.


너는 존재로도 소중하고 충분한 아이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괜찮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