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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프라인 Aug 26. 2023

반란인가, 혁명인가

2023년 9월 4일

 서이초에서 근무23살 교사의 49재 날짜2023년 9월 4일입니다.


 49재가 9월 4일.


 숫자 인간이 만든 편리한 기호에 불과하지만 일이 발생하거나 의미 부여면 특별하게 여겨집다.


 숫자를 기호가 아닌 의미로 인식 순간 마치 그날 꼭 야만 하는, 양보할  없는 운명의 날처럼 이야기가 됩니다.




 7월부터 이어 교사 관련 뉴스는 아직도 끝이 없습니다. 8월 26오늘까지도, 아직도 고소, 심지어 도청, 그리고 계속되는 집회 기사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education/2023/08/24/CLHMDRUAG5EF3JWBOQKNQ2B5LM/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57945


 지금까지 많은 교사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선배교사 농으로 햇병아리 교사라고 르는 20대의 신규 교사들도 있습니다. 그들반짝이는 눈으로 호기심을 갖고 주위를 살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니다.


 그들은 열정 있었지만 미숙했고, 호의로 다가갔지만 누군가의 먹잇감과 노리개가 되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죽음은 은폐되고 남은 교사들은 무시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한 것 없습니다.


 새 학기는 시작되었고 보도는 이어지며 집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주 새롭게 드러나는 학교 문제 상황.(웹툰작가의 특수 교사 고소 사건 - 호원초 교사 두 명의 잇따른 사망 사건 - 왕의 DNA 언급 사건 등)


 지지부진한 법안의 개정 문제.


 상황을 이용 또는 모면하려는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꾼들.


 달라진 것 없습니다.


 조심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하고 조심하지 않는 사람은 여전합니다. 잘하는 학생은 열심히 하고 노력해야 하는 학생은 여전히 마이웨이를 외치는 교실 상황과 같습니다.


 외국과 달리 단체 행동이나 파업을 주도할 수 없는 교사들은 9월 4일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는 이미 휴업일로 지정하였고,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켜달라고 호소합니다.


"단체 행동은 불법입니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교육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8만 명의 교사가 그 당위성에 질문을 던습니.


 그 법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나요.


 젊은 교사들의 분노는 거대합니다. 죽은 교사를 향한 죄책감과 동질감, 희망해 왔던 직업에서 느낀 현실과의 괴리감, 를 추구하는 것 같았던 세상을 실제로 직면하고 느낀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여기에 임명직 교육부 장, 차관과 선출직인 교육감은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습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30825n24247?mid=n0100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105791.html




 또다시 내외부 편 가르기가 생기려 합니다.


 "추모는 인정하지만 파업은 지나친 거 아냐?"


 "파업이 아니라 멈춤입니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꼭 다 같은 행동을 해야 해?"


 "그냥 이렇게 가다간 예전처럼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아!"


 "나도 마음은 같지만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어. 간섭하지 마."




 9월 4일


 멈추면 모두가 불편해집니다.


 멈추지 않으면 교사는 불편해집니다.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역사는 이 날을 일부 학교와 교사들이 불법 행동을 일으킨 현대판 '교사의 난'으로 기록될까요, 아니면 단체 행동을 할 수 없던 교사들이 맞이한 '새로운 장'으로 기록될까요.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저를 비롯한 다른 학교와 교사들에게는 어떠한 현명한 방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공교육 멈춤의 날' 동참은 9.4. 집회 참여와 연계 없음을 분명히 알려드립니다. 또한 동참 여부, 서로 다른 추모 방법과 상관없이 모두가 학교 교육의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바라보고 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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