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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프라인 Nov 05. 2023

요즘 애들 이상하다고요?

콩밭에 콩 나는 건데요.


 세상이 왜 이래?


 애들이 이상해.


 젊은 애들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


 뉴스 기사 댓글을 보면 이런 류의 내용을 간혹 접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뉴스 기사가 될만한 것들은 현실에서 자극적인 사건사고를 소재로 삼다 보니 더욱 이런 말들이 나올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회의 일들을 우리는 많이 봅니다. 그럴 때 여러분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세상이 이상해.(정상)

 

 애들 이상해. (비정상)


 요새 애들 이해할 수가 없어. (정상)


 저는 이렇게 구분합니다. 중간에 비정상이 하나 있습니다.


 일단 세상은 처음부터 이상합니다. 우리의 옳고 그름과 가치 판단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항상 세상은 흘러갑니다. 또한 요즘 애들 이해할 수 없다는 말도 이해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존재를 동일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들이 이상해.'


 그러나 이 말에 전혀 동의가 안됩니다.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지금의 사회 모습은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교육계에는 이런 말이 떠돌았습니다.


 '이제는 잘 노는 게 중요한 시대가 왔다.'


 '노력으로 공부하는 애들은 즐기며 공부하는 애들을 이길 수 없다.'


 기존의 세대들이 고역스러운 공부의 시대를 힘들게 관통해 오면서 드디어  힘든 공부에서 벗어나 아랫세대에게는 노는 공부의 시대를 물려줄 때가 왔다고 습니다. 그런데 교사의 입장에서 지금 학생들 생활을 보면 혼란스럽습니다.


 국도사수과체음미실외(영)


 아주 오래전부터 초등교과 수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외국어(영어)가 늘어났습니다. 내용은 어떠할까요? 대외적으로는 줄인다고 줄였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한 마디로 천만에요, 훨씬 늘었습니다.


 아마 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지금 세대의 시험 범위와 내용은 예전 세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예를 들어 수학이 어렵다고 스토리텔링을 도입하더니 수학에 문해력을 추가해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분량을 늘리면 학습량에서 문제가 되니 연습문제 3개만 넣고 원리를 이해하고 능숙하게 계산하라는 황당한 설정입니다.


 다른 과목들은 어떤가요? 사회, 과학 지식은 갈수록 많아지고 기술과학 환경마저 변화했는데 기존의 내용에 새로운 지식 분야까지 들마치 기존 살던 집에서 살림살이 그대로 두고 새로운 물품들을 더 들여오는 꼴입니다.


 음악, 미술, 체육 예술활동도 더욱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매체에서는 분야별 뛰어난 영재들을 보도하며 경쟁을 부추깁니다. 런 환경을 만들고 놀라고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저의 예전 시대로 태어나고 싶지 지금 젊은 세대의 시대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끔 공부에 진지한 학생들의 스케줄을 보면 저게 감당이 되나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젊은 선생님 중에서도 다시 학창 시절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선생님이 있을 정도입니다.


 공부는 자식이 등장하는 드라마에는 다음과 같은 클리세가 있습니다.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


 요즘 세대의 걱정 공부입니다. 공부할 게 많은 세대에게 공부만 하라며 자신들의 기대를 앞세워 옆에서 마음을 더 짓누릅니다. 더구나 지금의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오늘 알았던 내용이 내일이면 업그레이드되어 다시 관련 내용을 읽어봐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새롭게 내가 알아낸 것 같은 내용은 구글에 검색하면 이미 나와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럼에도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그걸 계속 따라가려 하는 현재의 교육 과정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 하는 모양새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교과서가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의 수준을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등장하는 사례나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아이가 친구 부모님께 전화로 연락해 친구를 바꾸어달라고 한다든가, 우표를 이용한 계산 문제는 실제로 일어날 것 같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는 쓰지도 않는 줄임말 예시는 오히려 그것이 무엇을 줄인 말인지를 거꾸로 설명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있습니다.


 음악, 미술, 체육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얼마 안 되는 학생들 간에도 편차가 어마어마해져 어느 장단에 맞춰 가르쳐야 할지 혼란이 생길 지경입니다.


 이렇게 힘든 과도기의 교육 과정을 거친 학생들과 젊은 세대에게 예전 세대의 고생을 운운하며 더 노력하고 공부하라는 말은 악덕업주가 신규사원을 일부러 고생시키는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학생들에게 무엇이 꼭 가르쳐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따라가는 현대지식습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하루에 여러 명의 선생님을 접하며 보다 높은 학문 수준(?)을 이해하려 하는 게 올바른 방향 맞나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현재의 교육은 목적도, 방향도 잃어버린 채 곧 침몰할 난파선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교육이란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린 후에도 남는 어떤 것이다.


 현재의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하려는 모습 아닌가요? (아, 대학가서는 12년 동안 정말 힘들었던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기억은 남겠네요.)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향하는 목표지점이 잘못 설정되어(목표점이 무엇인지도 의문입니다.) 결국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삭막해지며 불행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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