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같은 느낌 아닌 느낌
글쓰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몇 줄이라도 써야 합니다. 이 습관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꾸준히 몇 줄이라도 쓰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아도 몇 줄씩 끄적이던 습관이 집을 나간 건 지난 1월입니다. 2월 이사를 앞두고 물건을 대거 처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팔 수 있는 것은 당근마켓에 헐값에 올려 다 팔아치우고 팔 수 없는 것은 큰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하루에 몇 개씩 버렸습니다. 15년 치 짐을 정리하니 집이 정말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사하는 날 버린 것은 세탁기, 냉장고, 소파, 책상, 식탁 등 큰 가전제품과 가구였습니다. 오래된 물건을 처분하니 마음이 홀가분했습니다. 그리고 최소로 공간을 차지할 물건들로 다시 정리하니 집이 처음으로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사하던 그날 글 쓰는 습관도 같이 버려졌나 봅니다. 이사 후에도 사야 하는 물건들을 알아보고 정리하느라 피곤해서 곯아떨어지거나 뉴스 정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글 쓰는 습관이 가출한 사이 조금 여유가 생기자 쉽게 보는 것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유튜브나 웹툰은 그리 특별한 고민 없이 할 수 있는 재미를 주는 취미활동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영역인데 보다 보니 재능 있는 사람들이 진짜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조금만 보아도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독서, 운동, 경제 체크만 해도 시간이 빠듯한데 새로운 재미까지 늘어나니 가출한 글쓰기 습관은 아예 찾아보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전문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
라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글쓰기 습관을 찾아야겠다고 생각이 든 것은 모든 것이 시시하게 느껴진 요 며칠이었습니다. 영상도, 웹툰도, 관심 있는 분야 뉴스도 모든 흥미가 갑자기 증발해 버렸습니다. 마냥 누워 아무것도 안 하고 천장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쉬며 저에게 스며든 생각은 제 자신의 성장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생각 없이 접하며 하루이틀 보내는 시간이 맞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의문에 답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뇌를 쉬며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것이 불량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사는 것에 부족한 것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부족함이 저에게는 끄적끄적 글 쓰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때 또 가고 싶었습니다. 빈대로 겨울에 춥다고 러닝을 며칠만 쉬었더니 겨울 내내 러닝을 하지 않았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피곤하다고 쉬었더니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글쓰기는 습관입니다. 하루에 몇 줄이라도 써야 합니다. 다시금 마음을 잡아봅니다. 습관을 처음 만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봅니다. 쉽지 않겠지만 다시 꾸준히 몇 줄이라도 쓰는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