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보이지 않는 물이었다.
끝나지 않는 업무가, 복잡한 인간관계가, 불투명한 미래가 거대한 물이 되어 사방에서 나를 짓눌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발버둥 쳤다.
어떻게든 가라앉지 않기 위해, 남들처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팔다리를 저었다.
하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몸은 더 무거워졌고, 거친 물살에 휩쓸려 방향마저 잃어버릴 것 같았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도, 무언가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온몸의 힘을 쭉 빼고 하늘을 보며, 그저 물의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긴 채, 찰랑이는 물결과 하나가 되어 그저 고요히 떠 있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뜨는 법을 배우려면 가라앉을지도 모를 그곳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내 인생을 내내 지배해 온 공포의 근원과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나를 삼켰던, 그리고 어쩌면 나를 구원해 줄지도 모를 그 차갑고 푸른 물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