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내 편이라고 믿기 시작한 건, 최근이고, 그 시작은 7년 전이다. 세계적인 토크쇼 MC인 오프라 윈프리의 글을 읽은 것이 계기였다. 강의 기류가 바뀔 만큼 삶의 큰 변화였기에 나의 저서인 <화내는 엄마에게>도 썼었다.
<화내는 엄마에게> 박현순 저, 134쪽 중에서 토크쇼에서 사람들에게 자동차를 갖고 싶은 분들은 편지를 보내라고 했다. 예전이라 인터넷이 안 되었던 건지, 편지를 보낸 사람들을 초대했고, 276명에게 모두 자동차를 선물했다. 설마 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이 방방 뛰며 기뻐하고 놀라던 모습을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 장면을 보고 나에게 말했다.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래. 해보자.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르잖아.'
불행하고,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갑자기 이 생각을 하게 됐는지, 지금도 신기하다. 첫째가 6살 때의 일이니까 엄마가 되어 의지가 강해진 덕분인 것 같다. 뭐라도 잡아야 했고, 우울하게만 살 수 없었다. 내 옆에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 6살, 2살 딸들을 보니, 어떻게라도 일어나야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프라 윈프리를 잡았고, 이후 각종 서프라이즈들이 생겨났다.
하루는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닌데, 도서관의 냄새가 좋다. 조용한 곳에서 사각 사각대는 소리들도 좋다. 대학생 때도 공강 시간에는 거의 도서관에 가서 앉아있었다. 그냥 도서관이 좋았다. 엄마가 된 후에는 맘껏 도서관 가서 있을 수 없으니 가까이 도서관이 있으면 했다. 사는 동네의 복지가 잘 되어 있어, 근처만 해도 크고 작은 도서관이 3개나 있음에도 집 앞 도서관이 생기길 바랐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으려나.
우연히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읽다가 집 앞에 멋진 도서관이 생겼고, 아이와 너무 감사하며 보낸다고 쓰셨다. 나도 바라던 일이었기에 댓글을 달았더니 그분도 마음속으로 빌었다고 하셨다. 근처 전방위 도서관이 3개나 있으니 어림없는 일이지만, 늘 그렇듯 마음으로 빌었다.
'그래, 우리 집 앞에도 도서관이 생긴다. 아자아자'
그 후에 올라온 나의 블로그 글이다.
정말 신기했다. 도서관도 보통 도서관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크게 투자한 인문사회 과학 도서관으로 선정되었다. 저희 집 아파트 단지를 나가서 신호등 건너면, 바로 앞, 걸어서 3분 거리의 청소년 독서실이 변신을 하게 됐다. 아담한 도서관도 좋은데, 인문사회과학 도서관이라니 하루 종일 가서 있어도 될 것 같다.
물론, 내가 마음속으로 빌지 않았어도 이 도서관은 선정이 되었을 것이다. '집 앞에 큰 도서관 들어온다니 잘 됐네' 했을 것이다. 그 틈에 내가 마음속으로 빌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바라고 빌었던 일이 이루어졌음에 감사하고, 신기하고, 내가 원하면 될 수 있구나 시냅스를 연결 지을 수 있다. 우주가 내 편이라 믿으면서 이런 순간들을 절대 흘러가게 두지 않는다. 꼭, 꼭, 꼭 찾아서 머릿속에 저장한다. 내 삶의 이름표는 내가 붙이겠다는 다짐이며, 의지이다.
한편으로 이 독서실은 내가 대학생 때 상담 봉사하러 왔던 곳이다. 그때는 여기에 뼈를 묻고 살게 될 줄은 꿈도 못 꿨는데, 인생 참 알 수 없다. 아이들 학교 가고, 오전에 일 없으면 이 곳에 들러 공부도 하고, 노트북도 했었다. 지하 매점은 가격도 싸고, 맛있어서 혼밥이어도 신났고, 공부하는 학생들 틈에서 열정도 한 스푼도 담아왔었다. 얼마 후면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니, 아쉽고 안쓰럽다. 투박하고, 촌스럽고 낡았어도 난 좋았다.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