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선생님의 전화를 기다리신대요

by 마음상담사 Uni

저는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들의 어머님들과 집단상담, 힐링맘을 몇 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도부터 힐링맘이라는 어머니들의 집단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어요. 그러던 중,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의 어머님께서 이 집단에 참여하고 싶어도 망설이시다가 결국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님들만의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그 꿈이 이루어져서 어머님들을 만나 뵐 수 있었고, 특히 끝난 후에도 모임을 만들어서 서로 연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 정말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저는 어머님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탄하고, 박수 쳐 드릴 수밖에 없어요. 행여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보내시고, 조금이라도 더 발달을 높이기 위해 나의 삶도 잊은 채 쉴 틈 없이 치료센터를 뛰어다니시기도 하세요. 성인이 된 후에도 자녀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며 알 수 없는 미래에 편하게 잠을 못 주무시는 분들도 계세요. '얼마나 힘드실까'라는 마음보다도 대단하시다고 엄지 올려드리는 것이 큰 힘이 되시리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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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상담을 하기 전에 사담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분이 요즘 가장 힐링될 때가 있다며, 담임 선생님 덕분이라는 거예요. 우와, 담임 선생님 전화만 와도 또 무슨 일일까 걱정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힐링이 되신다니 귀가 쫑긋해졌습니다.


일반 초등학교의 통합수업 형태로 있어서 담임 선생님들의 장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문제가 많이 생기는 편이에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께서 장애가 있어서 몸이 불편한 아이를 살뜰히 챙겨주시고, 반 아이들과도 어울릴 수 있도록 챙겨주신대요. 더구나 어머님께 일이 없어도 전화를 주셔서 아이의 생활에 대해 알려주신대요. 그러면서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어려움이 있고, 모든 부모님께서 이런 과정을 겪으신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머님을 위한 시간을 꼭 쓰시라고 전해 주신대요. 지금까지도 너무 잘해 오셨다고 말씀해 주시고, 00 어머님이 아니라 어머님의 성함으로 불러주시면서 적극 지지해 주신대요. 그러면서, 어머님이 얼마 전부터는 담임 선생님께 전화가 오면 녹음 버튼을 누르신대요. 담임선생님의 통화가 큰 힘이 되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담임선생님의 전화가 힐링이라는 말씀이 절절히 와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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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라도 전화해서 이렇게 내 마음을 알아주고, 힘든 부분까지 챙겨주기 쉽지 않잖아요. 하물며 담임선생님께서 이렇게 통화를 해 주시니,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되셨을까요. 저도 학부모로서 부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진짜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세상 모든 담임선생님이 이럴 수는 없죠. 아이의 학부모로 12년을 살면서 이런 선생님을 한 번이라도 만난다면, 부모님들 모두 힐링하고, 자존감 제대로 챙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담임선생님 안 계시나 한탄만 할게 아니라 저도 저희 담임선생님께 힘이 되어 드려야겠습니다. 선생님 통화할 때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잘해 주시는 부분들 적극 지지해 드려야겠어요. 세상 사는 것 별건가요? 서로 잘하고 계시다고, 어려운 거 너무 당연하고, 이해한다고, 잘해나가실 거라고, 엄마로도 좋지만 나의 삶도 꼭 챙기시라고,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누구나 이 말이 듣고 싶을 것 같아요. 이 말이면 충분 그 자체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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