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 손톱관리 보다 마음관리!

by 마음상담사 Uni

며칠 전, 턱 밑에 조그마한 뾰루지가 올라왔다. 이 뾰루지가 잘 여물어 노랗게 곪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왔었다. 이 전에 난 뾰루지가 크게 올라왔다가 곪지를 않고 서서히 줄어들면서 기분이 찜찜하고, 아무리 짜려고 해도 아프기만 하고 짜지 지도 않았다. 터져야 할 것이 터지질 않으니 미해결 과제로 얼굴에 남는다는 것이 싫었다. 가뜩이나 요즘 기미에, 주름에 얼굴이 부쩍 나이 든 티를 내는데 안 좋은 성분까지 얼굴에 있으면 분명 안 좋은 애로 간직될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관심 있게 보면서 잘 곪기를 기다렸던 이번 뾰루지가 드디어 터트려야 할 날이 되자 더 신났다. 원래도 터트리는 걸 좋아하는데 한 번의 아쉬움을 겪고 만나니 소중함까지 느끼게 된다. 곪은 상처를 양쪽에 휴지를 잡고 힘을 줘 밀면 눈이 찡그려질 정도로 온 몸에 전율을 안긴다. 할 때마다 아픔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작은 뾰루지 하나도 일상에 간간히 지장을 줄만큼 성가신 존재이니 터트려야 할 것은 터져야 하므로 용감하게 맞서 처치한다. 3초 정도 잘 밀어 드디어 ‘빡’하고 터질 때의 아픔과 희열은 정말 겪어본 사람들만이 아는 것 같다. 터진 곳 사이로 내 안에 곪아있던 고름이 나오고 휴지로 닦아 조금 더 마무리를 해 주면 이 상처에 대한 나의 의무는 마무리된다. 간간히 약도 한 번씩 발라주고, 피부결 같은 재생 밴드를 붙여주는 정도로, 상처가 곪이 터지기 전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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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이 일련의 과정을 처리하면서 내 마음도 이렇게 관리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도 마사지받으면서 마음 마사지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어떨까 했었는데 피부관리실처럼 마음 관리숍이 있다면 내 마음이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피부관리받으면 얼굴에 좋은 화장품들 듬뿍듬뿍 바르고, 이름 모를 수많은 팩들로 진정도 시켜주고, 뾰루지 등의 트러블이 있으면 소독된 면봉으로 잘 짜주고, 약도 발라주시던데, 내 마음도 그렇게 해 주고 싶다. 주기적으로 마음 관리실에 가서, 크고 작은 사건들에 지쳐있던 마음도 풀어내고, 좋은 그림, 음악, 책, 향기, 영화들 접하면서 힐링되는 기운들을 불어넣어주고, 상처가 깊어 다친 곳은 대화와 공감으로 잘 어루만져 고름도 터지게 하고, 아물 수 있도록 처치해 주는 등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점점 상담소와 신경정신과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높은 벽처럼 가봐야지 마음먹다가도 고비용과 막연한 두려움에 많이들 포기하시게 된다. 상담사로서 옆에서 지켜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정말 많았다. 마음 관리숍을 조금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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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만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가슴이 섬뜩해질 때가 하루에 한 번씩은 되는 것 같다. 우울증을 앓던 부조종사가 비행기를 추락시켜 1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에게 온갖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고, 묻지 마 범죄 등도 우리에겐 그리 놀랄만한 일이 되지도 않고 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이들도 분명 누군가에게 상처받을 대로 받고 갈가리 찢어질 만큼의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자기에게 고통을 준 그 대상이 아니라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자들에게 그 분풀이가 많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분들에게도 마음 관리숍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잘 얼러만져 주었다면 조금이라도 가슴 찢어지는 비극은 줄어들지 않을까... 멀리 가지 않고 나만해도 다른 일로 화가 났거나 내 마음의 켜켜이 쌓아놓은 상처로 인해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큰소리치며 훈육 아닌 화풀이를 하게 될 때가 정말 많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육아하면서 내 마음을 치유하려고 발악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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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상처가 많건 적건 마음도 얼굴, 피부, 몸처럼 관리해야 한다. 마음 관리실을 뚫어놓는 것도 좋고, 셀프 관리도 좋다. 아침마다 피부가 어찌 변해가는지 민감하게 거울 들여다보며 살펴보는 것처럼 마음도 자주 살펴주고, 비싼 화장품으로 물광피부 만드는 것처럼 조금 돈을 쓰더라도 건강한 마음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마음은 피부와 몸매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내가 평생 겪어야 할 사람들과의 관계와 내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이다. 점점 비슷해져 가는 얼굴과 몸매들 속에서 진정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나만의 원석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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