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언어-"그랬구나" 놀이

by 마음상담사 Uni

- 3년 전의 일기가 생각났다.-


상담일을 마치고, 밤 9시가 돼서야 아이들을 만났다.
4학년인 예쁨이는 내일이 방학식이라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유치원생이라 이미 방학인 기쁨이는 낮잠까지 푹 자고 일어나서

아주 말똥말똥했다.
식탁에 앉아 쫑알쫑알 이야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모처럼 나도 밀린 책을 읽으며 밤 시간의 오붓함을 즐겼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쁨이가 자기랑 '그랬구나'놀이를 하자고 했다.
"응? 무슨 놀이?"
"그랬구나 놀이요. 엄마랑 나랑 양손을 잡고 서서 화났거나 서운한 거를 이야기하고,
한 사람이 그랬구나 하는 거야. 또 번갈아서 하구"

그러더니 바로 일어나서 하자고 한다.

© hannahbusing, 출처 Unsplash


나보고 먼저 자신에게 기분 나빴던 것을 말하라고 한다.
막상 또 말하라니 생각이 안 났다.
"기쁨이가 아까 엄마에게 바보같이라는 말했을 때
화가 났었어"
"그랬구나. 미안해.
나도 아까 엄마가 책만 읽어서 속상했었어."
"(그랬구나 해야지)
그랬구나. 미안해"
"이제 안아주고, 화해하자."

그러더니, 매일 한 번씩 이것을 하자고 한다.
기쁨이도 감정이 섬세한 아이라
변화가 많고, 마음에 담는 것도 긴 편인데
이야기하고, 그랬구나를 듣고, 안아주고 나니
빨리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나는 상담사이니 일할 때마다
가장 자주 쓰는 말일 텐데
듣는 입장이 되니 따듯하다.

사실, 이 '그랬구나'는 부모님 사이에서 모르는 분은 없을 거다.
오늘도 상담받는 학생의 부모님께서
아이와 장시간의 대치 전쟁을 벌였다고 하셔서
아이의 욕구와 감정에 대해 그랬구나 하셔야 한다고 알려드렸다.
그랬구나라는 말만 꺼내도 부모님도
아, 그거~ 하면서 웃으신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운
그랬구나~

7살 아이랑 이렇게 서서
게임처럼 즐기니
웬걸 꽤 재밌다.
어떻게 알았냐고 하자
요즘 새로 홀릭하는 EBS 드라마에서
봤다고 한다.
참 좋은 드라마다~~


© margot2906, 출처 Pixabay


부부상담을 할 때도 이 시간은 아주 유용하다.
둘이 서로 마주 보며 눈을 바라보고,
자신의 감정, 생각, 욕구를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말한 것을 확인해 주며
어떤 비판이나 평가 없이
"그랬구나" 하면
마음속 앙금이 사각사각 녹아진다.

실제로 부부상담 워크숍에서
눈도 안 맞추던 부부가 5분만 서로를 바라봐줘도
눈물, 콧물 범벅이 된다.

상황, 판단은 잠시 내려두고
상대를 온전히 받아주는
마법의 언어.

"그랬구나"~~~(3초)


오늘 당신도 가까운 누군가와 함께

그랬구나 놀이 한번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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