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서 1년, 이제 한 살

에필로그

by 아라

소로우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커다란 여행 가방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최고의 가방은 손수건으로 만든 것이었고, 그 여행 가방에는 바느질 재료, 채집한 식물을 보관하기 위한 책 한 권, 망원경, 나침반, 줄자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그는 (중략) 자주 도보로 여행했으며, 농부나 어부의 집에서 밤을 보내기를 좋아했다.

이런 준비만 갖추면 그는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여행자! 나는 이 말을 사랑한다. 여행자는 여행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존경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여행만큼 우리의 생을 상징하는 말은 없다. 개인의 역사란 결국 '어디'에서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닌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외적 사물만을 아는 감각은 전혀 쓸모가 없다. 얼마나 먼 곳을 여행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깨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주1)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한 지 오늘로 365일째가 되었다.

이제 새벽반 한 살이 되었다. ㅎㅎㅎ


매일 일어나고

매일 아침을 먹고

매일 (출근을 하든 하지 않든) 일을 하고

매일 점심을 먹고

매일 저녁을 먹고

매일 양치를 하고

매일 세수를 하고

매일 발을 씻고

매일 로션을 바르고

매일 잠자리에 들어가듯이


그렇게 1년 동안 매일 새벽에 일어난 내 자신을

오늘은 칭찬해 주려고 한다.

새벽에 단 몇 줄이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쓴 것을 기특하게 여기려고 한다.


눈에 띄는 성취는 없다.

남이 알아보는 변화도 그다지 없다.


그래도 나는

나만은 나의 작은 변화들을 알아본다.


매일 매일 쌓은 것은 무엇이라도 나에게

미미하나마 무게를 더해 주었을 것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딱 한 걸음 만큼의 차이는 생겼을 것이다.


매일 일어날 때부터 감사하게 되었다.

오늘도 일어난 것이 작지만 소중한 기쁨이었다.


매일이 여행 같았다.

매일이 선물이었다.

감사한 1년이다.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며

느리지만 조금씩 내가 원하는 내가 되어 가는(becoming) 중이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쪽은
속도보다는 태도인 듯하다.
멀리 가거나 높이 가기 보다는
계속 가는 것인 듯하다.


내일도 일어나 걷고 싶다는 것이 기쁘다.

나도 매일 걷는 여행자다. ㅎㅎ



주1> 헨리 데이빗 소로우,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글에 들러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새로운 날,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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