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아라 Aug 26. 2018

기업문화와 복지에 '베타기간'을 둔다면

#02 문화도, 복지도 lean 하게 갈 수 있을까? 


"lean 하게"


스타트업에서 주요 가치관으로 꼽히는 키워드를 어느 기관이 조사한다면 <lean>이라는 단어는 꼭 들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사랑하는 lean 한 비즈니스 모델, lean 한 조직 구성에 이어 문화도, 복지도 lean 하게 시행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밑밥을 깔자면 제가 속한 조직은 만들어 진지 3년 여밖에 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회사입니다. 저희 끼리 쓰는 표현 중에 "우리는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 정도의 질풍노도 단계인 회사"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아직 많은 게 규정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계속 테스트해나가는 단계이고요. 그렇기에 2018년의 생각과 방향성이 내년, 내후년의 그것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 문화와 복지의 '베타 버전'은 이 조직에서 자주 쓰이는 말입니다.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론칭할 때와 유사하게, 문화와 복지도 (마치 CBT 기간처럼) 베타 기간을 두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저희 조직에서 새로운 복지나 문화가 회사 주도로 생겨날 때 전체 공유를 하는 메일에서,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는 단서가 붙습니다. "이 문화와 복지는 베타 기간입니다. 여러분의 사용성에 따라 유지될 수도, 혹은 다른 복지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내에서 문화나 특히 복지를 하나 도입하는 것은 많은 고민을 수반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타이밍이 어딨겠냐만은 회사는 회사대로 "이번 분기 흑자가 나도 다음 분기는 재무상황은 어떨지, 앞으로 늘어나는 모든 조직원들이 같은 복지를 누릴 수 있을지, 이미 만들었는데 잘 사용하지 않으면 어쩌지” 등 고려할 것이 많고, 조직원은 조직원 나름대로 "예전에는 필요했지만 이제는 많이 쓰이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회사의 단계별로, 회사 구성원의 나이 때에 따라 문화나 복지가 달라져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있다가 사라지면 아쉬운 복지. 처음부터 ‘베타 기간’을 염두에 두고 이 기간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고 그 이후에 많은 조직원들의 피드백과 사용성을 보고 조직에 정착시키는 방법도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요? 예상보다 사용률이 떨어지거나 조직이 성장하며 다른 결의 복지가 필요한 순간에는 해당 복지 조항의 피보팅도 가능할 듯합니다. 


물론 '복지의 베타 버전'이라는 가설은 현재 검증 진행입니다.

그렇지만 신규 복지 도입에 대한 허들이 낮아지면서 피플 유닛에서 꽤 재밌는 시도들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식사를 하고 인증샷을 찍으면, 어버이날 기념 가족 식사 비용을 지원합니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기력을 회복하는 여름 한정 택시비 지원합니다 (썸머T 제도)"


등등


베타 기간 동안 조직원은 더 책임감 있게 문화/복지제도 사용하고 피드백을 주고, 이 과정에서 현재의 회사와 구성원에게 맞지 않는 복지라는 게 검증된다면 더 사랑받는 복지제도로 변환(피보팅) 하는 그림을 그려봅니다. 




그래서 이 회사에서 2018년 8월 현재 유지되고 있는 문화 & 복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베타버전 정신에 따라 향후에는 더 좋은 방향으로 피보팅 될 수도 있습니다.


업데이트) 2018년 9월 - 서울경제썸에도 블랭크 인사팀을 인터뷰했습니다.

'직원천국' 블랭크, 대체 어떤 회사길래? 

https://www.youtube.com/watch?v=ndoVwaELi28&feature=youtu.be


매거진의 이전글 휴가에 사유를 적어야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