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란 Sep 19. 2024

커머스BJ오디션 최종 합격

날아갈 듯 팽창하는 나의 성취감.

커머스 스트리머 오디션에 합격문자를 받았다.

쟁쟁한 경력직 참가자들 사이에 신입인 내가 합격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기적과도 같았다.

자신이 있었지만 방송결과물 모니터링을 했을 때 마음도 급해 보이고 얼굴도 못생기게 보였다. 

그 반면 경쟁자들은 실력과 경력이 출중하고 기본이 탄탄해 보였다. 

그렇게 하늘이 정해주는 운명만 기다리고 있던 터라 이 소식은 너무도 반가웠다. 

적어도 합격통지를 받고 다음 고민이 생기기 3일 정도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이미 유명 스트리머가 된 기분에 휩싸였다. 어깨도 쫙 펴지고 자기주장도 생겼다. 그날 방송한 걸 모니터링하는데 세상 강연모드가 아닐 수 없다. 

한 달간 집중력을 갈아 넣었던 모험이 끝나고 대학에 합격한 신입생처럼 새로운 길에 시작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높은 경쟁률에 쟁쟁한 참가자를 제치고 1년에 5명만 뽑는 커머스 bj가 되었다는 영광에 기쁨이 가득했다.


그러나 일 년간 커머스 bj를 연구하던 시청자들의 따끔한 충고와 조언이 시작되었다. 비밀리 전해지는 희소식이었지만 알사람은 아는 소식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어떤 정보통을 통해 결과를 알게 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 세계에서 버티는 확률과 버티기 위한 나이 멘털훈련에 대해 이야기했다. 버텨라라고 이야기 한다. 버티는 건 자신이 있으니 이제 방송이라는 것을 내 삶 어느 부분에 녹여내 볼까 연구하기 시작했다.


합격통지를 받고 나면 무조건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노파심에서 우려하는 조언이나 정보들도 나에게 들어오게 된다. 그중에서 수익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 가장 충격적이긴 했다.

처음 오디션 때부터 수익구조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들은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합격통지를 받을 때까지 늘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장기계약으로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계약이 진행될 때 신중히 체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며칠 전 qwer이라는 걸그룹이 올 한 해 정산을 1200원 받았다는 섬네일을 보았는데, 아마 시작점에는 수익구조가 이렇게 비 상식적으로 나오는 게 엔터계열 생태계인가 보다. 지금도 나는 0원의 급여로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없다.  체크를 하던 하지 않던 계약은 할 것 이기 때문이다. 중고신입인 내가 경력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다음 단계이다. 일단 이것을 해 내고 내가 잘 꾸려나간다면 그다음은 저절로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커머스 bj의 합격 혜택은 사이트에서 꾸준히 합방의 기회를 주어 성장할 수 있도록 홍보해 주고, 커머스 방송을 부여받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유명한 분들과의 합방이 진행되면서 나의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니 열심히 개인기 연마에 들어갔다. 사람들을 한번 빵 터지게 한다면 그것은 나를 알리는 엄청난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나를 남긴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뭐든 하나 더 보여줄 수 있는 것들로 꾸려나가기 위한 집중의 시간이다 


합격방송은 레드카펫 콘셉트이라고 하는데 급하게 드레스를 알아보다가 시간이 너무 빠듯해 예전 미인대회 출전에 입었던 드레스로 픽스하게 되었다. 한 번씩 내가 놀랄 때가 있는데 여태껏 내가 살아온 삶이 지금의 방향에 딱 맞춰 저 있음을 느낄 때이다. 기회가 왔을 때 나보다 더 적임자는 없을 것 같은 완성도로 내가 무장을 하고 있다. 올해 특히나 많은 부분에서 그런 우연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기분이 들 때 정말 행복하고 내 삶이 증명되는 기분이다.

레드카펫이 콘셉트이라는데 급하게 드레스를 알아보려고 해도 비용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때 마침 미인대회 때 입었던 드레스가 옷장에 있는 것이 떠올랐다. 이 드레스는 미인대회전용이라 화려하거나 섹시하진 않지만 콘셉트에 걸맞은 예쁜 모습을 만들어 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었고 그 드레스를 입기로 결정 했다. 

다른 합격자들은 레드카펫 콘셉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내가 제일 멋지고 싶다.


글을 쓰는 중에도 너무 설레는 D-day이다. 유명인과 함께하는 방송이라니 가슴 떨리는 순간이다. 나를 날아오르게 해 줄 날개가 펼쳐질 것이다라는 직감에 더 열심히 나를 알릴 수 있는 글과 사진을 채워나갔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무엇이든 준비되어 있고 그들에게 바로 예스를 날릴 수 있어야 빛나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짜릿한 합격통지를 받고 나니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 나갈 것이고 다음 목표는 어디로 잡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너무 메이저를 샘플로 두면 따라가기 벅차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가장 롱런하는 방송을 샘플링했다. 그에 앞서 최소한의 방송 설정을 배우고 밖으로 나가 생생함을 전하는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곳저곳 방송설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휴대폰 요금제를 바꿔야 했다. 최대한 자주 소통할 수 있도록 어디서든 방송할 수 있는 세팅을 준비해 나갔다. 시간이 여유롭지 못하고 잦은 출장일정으로 어디서든 유동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상을 담아 보여줄 수 있도록 지도를 그리고 있다.


하나씩 내 눈에 보이는 것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 미래지향형 인간으로 기대되는 나의 미래이다. 이 도전은 잘 될 수도, 혹은 부족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응원해 주고 있고 내년 4월까지 지금보다 성장한 모습의 목표를 갖고 나아가기로 했다. 

상상했고 앞만 보고 보이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조금 무모해도 찔러보고 실패를 교훈 삼아 준비해 나갔다. 

실패에 괴로워 잠을 못 들던 날이 쌓여 만들어진 성공의 날이다.

하나씩 쌓아 올라가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정말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합격은 지금 내가 잘하고 있다는 중간 점검점 같은 구간이다. 

늘 이렇게 상승기류만 탈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 기분을 충분히 간직하고 다음도약을 준비해야겠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전 08화 아쉬움 가득한 2차 오디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