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1
하루종일 하늘 표정이 어두웠던 하루.
오늘과 같은 날씨를 '하늘 표정이 어둡다'라 표현하지만 난 이런 날씨를 좋아한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타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을 준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6월 말을 향해 달려가는 이 시기에는 또 다른 이유로 이런 날씨를 좋아한다.
무서운 기세로 몰려오는 살인적인 더위의 기습을 조금이나마 늦춰주기 때문이다.
그저께 뉴스를 잠깐 보니, '역대 6월 19일 중 가장 더운 날'이라는 소식이 보였다.
그 말답게 기온은 30도를 넘어섰다.
그날 저녁 열 시가 넘은 시간에도 25도를 웃도는 날씨에 드디어 선풍기를 꺼냈다.
이불도 오리털이 들어있는 이불에서 홑이불로 바꿨다.
도저히 오리털이 수북이 들어있는 이불을 덮고 잠들 엄두가 안 났다.
어제도 그 홑이불을 덮고 자다가 새벽에 온몸을 감싸는 한기를 느끼며 깼다.
오리털 이불을 걷어내자마자 세탁할 만큼 부지런하지 못한 내가 대견스러웠다.
주말에 세탁하겠노라 생각하고 대충 접어 발밑에 두었던 오리털 이불이 발에 차였다.
다시 그 오리털 이불은 홑이불 위로 쌓여 내 몸을 감싸 안았다.
내일 새벽엔 다시 그 오리털 이불이 팽당할까.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며 한여름을 가로막는 찬 새벽 공기로부터 날 지켜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름을 '증오'하는 나로서는 후자의 경우이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부디 내일도 하늘 표정은 오늘과 같이 어둡길...
그래서 '역대급'으로 더울 거라는 올여름 폭염이 당도하는 날을 하루라도 늦춰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