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눈이 저절로 떠졌다.
아직 어두운 창 밖을 보며 앉아있는데 안착,이라는 말이 찾아오다.
더 이상 어디에도 갈 필요가 없는 자기 자리에 있음.
그것은 지금 있는 여기가 내 자리라는 뜻이다.
공간이 아닌 존재의 의미로서.
아침, 팽목...
월요일에 섬을 나와서 5일 만의 귀환이다.
연휴 때문인지 주차된 차가 많아 놀랐다.
사람들이 정말 놀러를 많이 다니는구나, 하다가... 얼마나 사는 게 재미가 없으면 저러고 다닐까,
참 애쓰고 산다,라는 생각이 들다.
12시 섬 도착.
마침 미역을 채취해 오셔서 점심 먹고 미역 작업 도와 드리다.
도움에는 두 가지 감정이 수반된다.
의무감이거나 연민.
다행히 후자 쪽이어서 기분도 좋고 오히려 기운이 충전되는 느낌.
작업 마치고 개운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비로소 짐 풀고 샤워하고 쉼.
오랜만에 보는 노을이 반가와서 사진을 찍는데 쓰레기 버리고 오던 옆집 아즈매.
흘깃 보더니 별로 안 이쁘구만, 툭 내뱉고 지나간다.
나와 보는 느낌이 달라도, 퉁명스럽게 말을 해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픽 웃음이 나오는 사람들,
그들 곁으로 나는 다시 돌아온 것이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