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할 수 있으니

by 관지

아침 풍경이다.

오랜만에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기운도.


미역작업은 주일날, 그러니까 5일 전에 끝났는데 그날 이후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픔이 수시로 몸의 여기저기를 두드리는데 마치 내 몸이 피아노 건반이 된 것 같았다.

심하게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어쨌든 유쾌하지는 않은, 무엇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불편한 상태.


그래서 겨우 예배드리는 것 말고는 몸이 하자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먹고 싶다면 먹고, 자고 싶다면 자고, 또 티브이 앞에서 멍 때리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나는 것은 무조건 제쳐두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미역공동작업이 끝난 후로도 어르신들은 계속 개인적으로 미역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그조차도 더 이상은 관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비로소 나의 일상이 제대로 회복된 느낌이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한 시간 앉고 텃밭을 둘러보고 어르신 밭에 가서 참외를 따오고...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생각에 몸이 무리 없이 따라가 주는 상태가 된 것이다.


따로 약을 먹지 않아도

몸을 주인으로 모시고 잘 지낸 덕분이다.

그리할 수 있는 여건과 여유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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