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밑줄 노트

써야 하는 이유

by 관지

여호수아는 자기 군대에게 밤중에 요단 강을 건널 때에 요단 강에서 돌을 집어 강둑에 두고

그 위에 흰색으로 요단 강을 건넌 경위를 기록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수 4 ; 2-9)


이것은 우리의 정욕적인 행동 밑에 숨어있는 생각을 사람들 앞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을 꺼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하면, 강을 건넌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강을 건넜는지 알 뿐만 아니라 동일한 일을 원하는 다른 사람들도 가르침을 받아 보다 쉽게 강을 건널 것입니다. 먼저 강을 건넌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가르칩니다. <필로칼리아 1, 361쪽>




때로 글을 쓰는 일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왜 굳이 써야 해? 하는 시비를 마주칠 때도 있는데 사실 할 말이 없다.

더구나 기분 나쁜 것은 이걸 그렇게 자랑하고 싶어? 하는 비아냥거림을 만날 때.


물론 다 내 안의 내부 검열자 혹은 비판자의 목소리다.


이제 나는 글을 통해 뭘 이루고 싶은 마음도 없고, 글을 읽는 이에게 감동이나 위로를 줄 생각도 버렸다.

그냥 나 하나 잘 살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럼에도 글을 읽다 보면 써야 하는 이유를 다시 발견하곤 한다.

적어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금 내 나이의 강을 어떻게 건너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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