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맙다

by 관지

한 달 잘 지냈다.

규칙 또한 나름대로 잘 지켰고.


먼저 식탁에 물병과 컵, 꽃병만 놓기로 한 것은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내 규칙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집안일 간소화하기, 는

식구들 먹을 김치와 밑반찬 만들어서 보낸 것 외에는

거의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9시에 잠자리 들기, 또한 대부분 그렇게 했는데

가끔 밤에 책상에 앉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이 일 때는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9시 취침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래야 새벽 4시에 일어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티브이는 홈트 할 때와 뉴스 볼 때만

핸드폰은 통화와 검색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기로 했는데 잘 지키다가

요즘 갑자기 모범택시를 보느라 잠깐 옆길로 샜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날 입을 옷을 챙겨두는 것은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일어나자마자 단정하게 놓인 옷을 입을 때면 내가 준비된 하루를 맞는다는,

환영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에 겁이 날 지경이었는데

이유를 살펴보니 작년 12월 계엄파동(?) 이후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뉴스에 과몰입하고 그러느라 티브이와 핸드폰에 의존하게 되고 ... 이게 시간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잡아먹고 있었다는.


그럼 지금은?

선결제 정신과 은박지용사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음을 기억하고,

또 지도자를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는 현실을 다만 감사하고 있다.


필로칼리아 1, 기도 <오강남 교수>, 무지의 구름, 프랭크 루박의 편지, 네 자신의 편에 서라. 루미시집

이 달에 읽은 책들이다.


조금씩 책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이, 마음이, 생활이 정돈되고 있다.


고맙다 11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