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한참 생각했다. 먹을까 말까, 뭘 먹을까.
배가 고프지도 않고 먹고 싶은 마음도 없으나 그래도 아침시간을 그냥 보내기는 서운하여.....
계란과 고구마와 건가지와 당근을 찜기에 올려 익히고, 토마토와 사과 반쪽을 넣고 발사믹식초와 콩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어제 남은 커피랑.
점심은 거북손과 고동이 듬뿍 들어간 시금치무침. 친히 갱번에서 캐고 씻고 삶고 무치신 어르신의 솜씨다.
맛도 맛이지만 왠지 정성을 먹는 느낌이어서 내가 이 음식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황송한 마음이 들었다.
빈 그릇을 갖다 드리러 갔더니 물 끓여 먹으라며 주셨다. 맹감나무뿌리와 창출이라고.
이 또한 산에서 캐고 딱딱한 뿌리를 망치로 두드려 자르고 말리는 과정을 거친 수작업이 꽤 들어간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섬에 사는 덕분에 맨날 작품을 먹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