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by 관지

당신의 마음을 색깔이 없고 형태가 없고 영상이 없는 상태로 보존하십시오.

<필로칼리아 5, 102쪽>


오래전 어느 불교수행자의 블로그를 우연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가 올린 글 한 부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내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했는데

그다음 날인가 아는 분이 따뜻한 히트텍 내의를 선물로 가져오셨단다.

그래서 아차, 싶으면서 몹시 부끄러웠다고 했다.


내가 놀랐던 것은 이분의 반응이었다.

나라면 몹시 좋아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 분은 수행의 부족으로 여기며 더 정진해야겠다는 고백을 한 것이다.


오늘 문득 드는 생각은 어쩌면 그분은

바로 이런 마음의 상태를 원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과 마음을 지킨다는 것,

혹은 마음을 다한다는 게

서로 다른 개념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집을 잘 지키고 돌보려면

집안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비우는 작업도 필요한 것처럼.




keep vigilant watch over your heart ; that's where life starts.

두 눈을 부릅뜨고 네 마음을 지켜라. 마음은 생명의 근원이다 <잠언 4;23>


그런데 이 표현이 왠지 마음을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살짝 바꿔본다.

네 마음을 한 눈 팔지 말고 잘 돌봐 주어라.

너의 삶이 시작되는 곳이니.


내 마음에 관심을 갖고 잘 돌봐주고,

잘 들어주고, 좀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사이좋게, 같이 가야겠다.

내 남은 인생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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