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12월이면 늘 교회에서 살았다. 함께 모여 찬양 연습을 하고 또 연극 대사를 외우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다시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 그 일을 계속했다.
그래서 12월은 설레고 즐겁고 또 바쁘고
더러는 카드 한 장 사러 갈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그러다 교회 다니기를 그만둔 12월 성탄 무렵, 시내를 나갔다가 거리 분위기를 보고는 놀랬다.
'아,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이렇게 성탄을 보내는구나.'
나로서는 12월의 교회 아닌 곳의 풍경을 처음 만난 충격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교회에 있지만 성탄행사는 없다.
그저 예배만 드릴뿐이다. 섬에 들어온 후로 나의 12월은 한가하고 고요하고 또 평안하다.
외부의 왁자지껄함이 아닌, 대림절 촛불을 하나씩 밝히며 그 아래 앉아서 창문을 흔드는 바람소리와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성경 속 예수 탄생의 이야기와 그 주변의 사람들을 묵상하며 지낸다.
그리고 나는 이런 12월도 썩 마음에 든다.
오늘, 우리는 교회식구 4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동네분들 모시고 공동 식사를 하고
집에 와 뱅쇼를 만드는 것으로 나의 성탄을 자축했다.
아이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족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 위에 있더라.
And the child grew and became strong ; he was filled with wisdom,
and the grace of God was upon him. <누가 2;40>
오늘 성탄예배 말씀이다.
마리아는 아이를 잉태하고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이가 잘 자라도록 돌봐 주었다.
이렇듯 아이는 낳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 자랄 수 있도록 돌봄과 수고가 필요하다.
예수를 믿는 것 또한 예수의 삶과 정신과 그 말씀을 내 삶으로 초대하는 것이니
신앙은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은 지금 어떤 모습이실까.
내 안의 예수님도 하늘과 땅의 조화로움을 품고 건강하게 잘 계시는지.
이를 위해 나는 사랑과 관심과 함께 있음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지.
덧,
오늘 문득, 잠깐, 그런 생각이 스쳤다.
만약 내가 하나님의 눈으로 내 남편을 본다면....
이 사람은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귀한 모습일까.
그 하나님의 눈으로 이 사람을 바라보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