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깃이라도

by 관지

1월 19일


티베트어로 마음의 바탕 본성 the essential nature of mind을 지성적이고 인식적이고 환하고 언제나 깨어 있으면서 순수하고 소박한 원초적 깨달음 - 리그파 Rigpa라고 부른다.


마음의 본바탕은, 그 심오한 본질은, 절대 한 것으로서 변화와 죽음이 손을 댈 수 없다.


지금은 우리의 변덕스러운 마음속에 숨어 있고 우리의 생각과 느낌으로 봉封해져 있으며 흐릿해져 있지만, 바람 불어 구름 걷히면 밝은 해와 파란 하늘이 드러나듯, 필요한 조건이 갖추어져서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마음의 바탕 본성을 흘낏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게 흘깃 들여다보는 데도 여러 종류가 있고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한번 들여다볼 때마다 우리는 적절한 깨달음과 의미와 해방의 빛으로 나아간다. 마음의 본성 자체가 바로 깨달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24쪽>




가끔 그런 말을 듣는다.

내가 누군가를 비난하면...

"그 사람, 지금은 그래도 바탕은 착해."


그럴 때면 그냥 사람 좋게 봐주는 좋은 사람이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어쩌면 우리의 마음 바탕을 들여다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우리가,

아무리 갈래갈래로 나뉘어 있고 모양 모양이 다르게 보여도 결국은 하나이고 본질이 같다는 것.


나에게는 아직 관념이고 이론이고 그런다더라 식의 지식이어서 체감도, 실감도 안된다만.


나는 어떤 경우에라도 좋게 보고 이해하려는 그 사람의 태도가 부러웠고 그 곁의 내가 부끄러웠다.


그러니 나도 한번 흘깃이라도 들여다보고 싶다.

절대적이고, 변화와 죽음이 손댈 수 없는 우리 안에 있는 본래의 마음 바탕을.


그런데 그 필요한 조건은 또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