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
스승들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수련에 힘쓰다 보면, 자신에게서 독특하게 드러나는 어떤 진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저마다 우리는 영락없이 걸려 넘어지는 장소가 있고, 그 말만 들으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그런 말이 있다. 과거 좋지 못한 카르마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나쁜 버릇이 있어서 끊임없이 그것을 되풀이하고 더욱 강화한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자기 자신과 세계를 보는 낡고 왜곡된 관점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움켜잡고는 좀처럼 고치려 하지 않는다.
마음 수련의 길에 들어서서 자신을 정직하게 관찰할 때 비로소, 우리가 그동안 그런 줄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망상 妄想 의 거미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차츰 깨닫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깨달음의 빛이 밝혀지고 새로운 치유의 불꽃이 당겨질 수 있다.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54쪽>
내가 영락없이 걸려 넘어지는 지점은 어디일까?
아무래도 남편인 것 같다. 나는 남편을 보면 화가 난다. 지금은 많이, 아주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그래도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역시 남편이다.
그렇다고 남편이 일부러 내 화를 돋우지는 않는다. 그는 그냥 그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인데 그게 못마땅하고 보기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나도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이해하고 또 남편 또한 그럴만하니 그러겠지 하고 넘어간다.
물론 걸려 넘어질 때도 있지만....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또 누구도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할 사명은 없으니 그가 혹 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건 그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라는 것을 이제는 스스로 납득하고 있다.
어쩌면 내 결혼생활은 이 깨달음을 위한 험난한 투쟁의 길이었던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