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엇은

by 관지

2월 19일


죽음의 순간에 헤아려지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 고, 다른 하나는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마음 상태가 어떠하냐... 다.


비록 살아있는 동안 많은 악업 惡業을 쌓았다 해도 숨을 거두면서 진심으로 마음을 바꾸기만 한다면, 바로 그 개심 改心이 우리의 장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과거의 카르마를 바꿔 놓을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카르마를 정화 淨化할 가장 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56쪽>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 글쎄 무엇을 했을까.


가까이 요 며칠을 살펴보면 손주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일주일 동안 먹을 것을 챙겨주고, 있는 그대로 봐주고 같이 웃고, 같이 잠이 들고, 나는 내 곁에 온 이 손님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있다.


돌아보면 늘 이렇게 살았던 것 같다. 가끔은 물러서 혼자 지내기도 하지만, 곁에 누군가 있을 때는 진심으로 잘 돌봐주며 즐겁게 지내려고 한다.


그래서 아마 내 삶의 무엇은, 곁에 있는 사람들과 지내려고 했음, 이 되지 않을까.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 보지는 않았는데 쓰다 보니 마음에 든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의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떠하냐.

물론 아직 그 순간을 맞아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평화롭게, 얼굴에 웃음을 띠고 죽을 거라고 믿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그렇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고 또 준비하고 있으니까.


티벳사자의 서를 보면 죽어가는 사람이나, 죽어가는 이 곁에 있는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세히 나와있는데,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나의 죽음의 순간을 생각하면 좀 설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