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만트라는

by 관지

2월 21일


내가 학생들에게 권하는 만트라는 이것이다.


"옴 아 훔 바즈라 구루 파드마 싯디 홈"

(OM AH HUM VAJRA GURU PADMA SIDDHI HUM)


이것은 파드마삼바아바 Padmasambhava (티베트 왕 트리송 뎃첸 [755-797] 시절, 티베트에 불교를 들여온 인물. 특히 티베트불교 닝마파 종단에서는 그를 제2의 붓다로 숭배하고 있다. 카슈미르 북서쪽 우르기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의 만트라요 모든 붓다들, 조사 祖師들, 깨달은 이들의 만트라다.


이 난폭하고 혼란스러운 시절에 우리 마음과 몸을 지켜주고 치료하고 변화시키고 평안하게 해 주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한 음절 한 음절에 마음을 모으고 조용히 만트라를 외워서, 당신의 숨결과 만트라와 깨어있는 상태로 하여금 서서히 하나 되게 하라. 아니면, 한 음정 한 음절을 곡 曲에 담아 노래 부르다가 뒤따라오는 깊은 침묵 속에 안식 安息하라.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58쪽>




나는 기독교인이고 부처님보다는 예수님과 더 가깝다. 가만히 이 두 이름을 불러보아도 마음의 진동은 예수님에게서 더 울린다. 예수님을 내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면 부처님은 그저 좋은 이웃 정도이다.


그러니 내게는 내 식의 만트라가 더 익숙하고 소중하다. 그렇지만 쓰다 보니 이 만트라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데 아직은 왠지 조심스럽다.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여,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


나의 이 만트라는 오강남 교수의 <기도>라는 책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는 이 책의 주인공이신 순례자의 마음이 너무 부러워서 무작정 따라 하기 시작했다.


책에 소개된 대로 하루에 3000번씩 외워보기도 했는데 그때는 호기심적인 요소가 강했고 솔직히 내가 자비를 필요로 할 만큼 마음이 절박하지는 않았다.


벌써 20년 전 일이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찾게 된 것은 올해 필로칼리아를 읽으면서부터다. 그래도 예전의 그 습이 남아있어서 오랜 벗을 다시 만난 듯 반가웠고 또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마음이랄까. 진심으로 자비를 원하고 있으니 다행히 겉돌지 않고 있다.


내가 나이면서 나를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그리고 제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고 딱해서 그분의 불쌍히 여기심,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는 내게 알맞은 만트라가 있어서 다행이고, 가끔은 이 만트라를 생각할 경황도 없이 허둥댈 때면 어느새 옷깃을 부여잡듯 , 내 안에서 스스로 작동하기도 하니 든든하기도 하다.


진리의 세계는 다른 듯 다양하면서도 결국은 하나인 신비로 우리를 초대해 준다. 그러니 꼭 같은 만트라가 아니어도 그 힘은 우리를 치료해 주고 지켜주고 침묵의 안식 속으로 안내해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