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나는 불자 佛者로서 죽음을 하나의 정상적인 과정으로 여긴다. 내가 몸을 입고 이 땅에 사는 한 언제고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이다.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그것에 대하여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죽음을 어떤 종국 終局으로 보기보다는, 낡아서 입을 수 없게 된 옷을 바꿔 입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죽음은 예측할 수가 없다. 언제 어떻게 찾아올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러니 막상 죽음이 닥치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그나마 현명한 태도라 하겠다.
-달라이 라마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62쪽>
우리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내가 추울 때 가믄 안되는디..."
행여나 당신 자식들이 장례 치르느라 추위에 고생할까 봐 미리 염려하셨던 것이다.
그 소원을 하늘이 들으셨던지 어머니는 꽃 피는 삼월, 햇볕 고운 날 돌아가셨다.
하나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에.
직업상 교인들의 죽음을 지켜볼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 평소에 남을 배려하고 착하게 살던 이들이 죽음의 자리도 편안하고 날씨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항상,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그래서 죽음의 자리만큼 노골적이고 정직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이런 죽음의 성격을 알고 있기에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는 아직 내 죽음의 날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지는 않고 있다. 다만 부모님들처럼 나도 요양원에 가는 일 없이 내 몸 하나 잘 간수하며 지내다가, 죽음이 보이면 손님을 맞이하듯 '어서 오니라' 하고 손짓할 수 있기를 바랄 뿐.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
미련 없이, 해야할 일을 남겨두는 일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