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자비를 베푸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방어수단이다.
그것은 지난날 위대한 스승들이 가르쳤듯이, 모든 치유의 근원이다.
당신이 암이나 에이즈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만일 당신과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에게 자비심을 품고 다가가서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려고 무엇을 한다면, 의심할 나위 없이 당신의 오늘을 고통스럽게 만든 어제의 악업을 깨끗이 씻어버릴 것이다.
실제로 티베트에는, 불치병을 선고받은 이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죽기 위해서 공동묘지를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거기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는 수행을 하게 되고 놀랍게도 죽는 대신에 건강을 회복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78쪽>
가장 좋고 쉬운 길은 그냥 베풀고 주는 것이다. 안 주려고 하니 꼬이고 탈이 나는 것.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을 내가 줄 수 있는 것들을 계산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내어주면 그것들이 봄눈 녹듯 스스로 길을 내어 화해를 만들고, 평화와 사랑을 불러온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알아주든 말든 기꺼이 마음이든, 말이든, 물질이든 나눠주며 살자.
그게 최선이고 최상이다.
3월 12일
우리의 행위는 아직 그 결실이 보이지 않더라도,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지면 반드시 익을 때가 온다.
우리는 보통 자기가 한 짓을 망각해 버리는데, 한참 뒤에 그 행위의 열매와 맞닥뜨린다. 그러고도 그것이 자기가 한 행위의 결실임을 모르는 것이다.
지크메 링파는 말했다. "하늘 높이 떠 있는 독수리는 땅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 그 무엇도 독수리가 거기 있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갑자기 독수리는 땅 위에 있는 먹잇감을 보고 화살처럼 내리 꽂힌다. 독수리가 땅에 가까워지면 그의 위협적인 그림자도 나타난다. "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79쪽>
어제는 북콘을 하고 밤늦게까지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느라 묵상을 하루 쉬었다.
그들의 환대와 아낌없이 보내준 사랑은 '와, 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선물, 그 자체였다.
아직도 내 속에는 북콘에서 다하지 못한 말들이 계속 떠들고 있어서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말들이 묶여있었구나, 새삼 놀라고 있다. 이제는 기회가 오면 숨거나 피하지 말고 마음껏 밖으로 나오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오래전, 그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보낸 시간과 행위의 결실들을 거두는 이 사건은 다행히 기쁨이었고 감동이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내게 허락된 시간과 장소에 씨를 뿌려야 할 시간, 나에게 있는 많은 종자들 중에 사랑을 꺼내 파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