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밖에...

by 관지

3월 13일


명상수련의 준비과정이 충분히 익으면 제자의 가슴은 활짝 열리고 진실에 대한 깨달음을 곧장 받아들이게 된다.


바로 그 황홀한 전수 傳授의 순간- 스승은 바야흐로 준비가 되어있는 제자의 마음 안에 마음의 본성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 우리가 스승의 '지혜로운 마음'이라고 부르는 -을 넘겨주는 것이다.


스승이 하는 일은 제자를 붓다 앞에 세우는 것, 제자의 내면에 있는 깨달음으로 이끌어주는 것뿐이다. 제자가 열린 가슴으로 본디부터 자기 안에 있던 붓다를 깨닫게 될 때, 마음의 본성 안 붓다와 스승의 지혜로운 마음이 제자에게서 하나로 되어 나타난다.


그로써 제자는 기쁨과 고마움 속에서 스승과 제자, 스승의 지혜로운 마음과 학생의 배우는 마음 사이에 그 어떤 나뉨도 없었고 없으며 없을 것임을 한 점 의심의 구름 없이 깨닫는다.


소걀린포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80쪽>





며칠 집을 비우고 돌아다녔으니 다시 앉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간을 이동하다 보면 모든 것이 흩어져서 제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 낭비인 셈이다.


하지만 또 이런 격리된 공간을 벗어나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내가 왜 명상을 해야 하는지 그 필요가 명확해지기도 하니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가슴이 열리고 내 안에 있는 마음의 제 모습을 깨닫는 순간도 부럽고, 나뉨이 없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그 황홀한 전수의 순간도 부럽지만 그리고 나에게 과연 그런 순간이 올지 안 올지...

솔직히 확신도, 자신도 없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과정에 충실하는 그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내게 있는 시간과 몸을 들여서 진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