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가 생기는

by 관지

3월 31일


명상하는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등을 '화살처럼' 또는 쌓아놓은 동전들처럼' 곧추세우는 것이다. 등을 곧추세워야 몸 안의 기운이 미묘한 채널들을 통해 순조로이 흐르고 마음도 평안한 휴식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척추 아랫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굽어있지만 그래도 힘을 주지 않은 채 곧게 세워야 한다. 몸의 어디에도 억지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머리는 목 위에 편안히 얹고 어깨와 가슴으로 앉은 자세의 균형을 잡는데 긴장하면 안 된다.


두 다리는 꼬아서 앉되 반드시 결가부좌를 할 것까지는 없다. 그것은 숙련된 요기들이나 할 수 있는 자세다. 겹쳐진 두 다리는 삶과 죽음, 선과 악, 남성과 여성, 삼사라와 나르바나, 하늘과 땅, 그리고 불이성 不二性의 유머를 나타낸다. 두 손은 무릎 위에 가벼이 얹는다.


자세를 일컬어 '마음을 편 便하고 안 安하게 하는 ' 자세라고 한다. 걸상에 앉는 것이 좋은 사람은 걸상에 앉되 두 다리를 꼬지 말고 편하게 굽힌다. 이때에도 등을 곧추세워야 함은 물론이다.


소걀린포체<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 98쪽>


글쎄, 앉기는 하지만 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리고.


그럼에도 마음이 편하기는 했다.


그렇다면...

문득 지금껏 몸이 편해야 마음도 편 것이라 각했던 나의 사고체계에 금이 가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의 동일시를 멈추고,

몸이 불편해도 마음은 편안할 수 있다면....

왠지 삶에 여지가 생기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