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예배를 드리고 내려오니 온통 푸른빛이다.
좋아서, 슬렁슬렁 걷다 보니...
새벽달 아래 고사리를 널고 계신다. 거들면서 등이 아프다고 했더니 휙 한마디 던져주심.
"회관, 안마의자!"
오호~ 그 생각을 못했다.
즉시 발 길을 돌려 회관에 가서 안마의자에 몸을 맡기니 확실히 통증도 사라지고 불편함의 무게도 가볍게 느껴졌다.
그런데...
멀쩡하던 등에 왜 갑자기 담이 결렸을까, 나름 원인을 분석해 보니... 그날 나는 시편 필사를 하고 있었는데, 집중이 잘 안 됐다. 한 문장 쓰고 딴짓하고 한 문장 쓰고 또...
그렇게 하기 싫은 마음을 억지로 누르고 끝을 내자고 우겨서 겨우 마쳤는데,
그 사이 몸이 불편하다고 아우성거리더니, 등에 통증이 온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데...
왜 나는 우겼을까?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어디 보고하거나 제출할 것도 아닌데.
나는 나에게 이렇게 끝을 보는 사람이라고 큰소리치며 잘난 체를 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한 번 미루면 또 미루다가 결국 안 할 것이라고 나를 믿지 못한 것일까.
그 심사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