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딜런 토마스가
"푸른 줄기가 꽃을 피워 내는 힘"이라 불렀던 생명력,
내가 유일하게 믿는 창조의 신인 그 생명력에게 나의 창조성을 맡기는 법을 배웠다.
나는 막막함에서 빠져나와 그 창조적인 힘에 온몸을 던지는 법을 깨달았다.
그저 원고지를 앞에 놓고 들려오는 것을 쓰는 법을 알게 됐다.
그렇게 되자 글을 쓴다는 것은 남의 말을 엿듣는 것처럼 쉽게 느껴졌다.
복잡하지도 괴롭지도 않았다.
더 이상 술의 힘을 빌리든가 영감이 떠오르고 있는지 느끼기 위해
나의 감성에 온도계를 들이댈 필요도 없었다.
글이 잘 써졌건 못 써졌건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써 내려갔다.
협상 따위는 없었다.
좋건 나쁘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남을 의식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줄리아 카메론의 <아주 특별한 즐거움> 19쪽
글쓰기뿐만 아니라 인생도 남을 의식하지 않으면 훨씬 편할 텐데....
왜 그게 그렇게 잘 안될까.
그래도 글을 쓰면서 얻는 유익함 중의 하나는
이 여전히 잘 안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글쓰기는 창의력이고 재능이고 간에
우선 자기를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 용기가
결국 남을 의식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 싶다.
또 그러다 보면....사람들이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럼 남을 의식할 필요조차 없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