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밑줄 노트

악기를 만드는 법

by 관지

자경이라는 사람이 나무를 깎아 악기를 만들었다.

그 악기는 너무나 훌륭하여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노나라 왕도 이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기술로 이것을 만들었느냐"


자경이 대답하였다.

"신은 악기를 만들 때 반드시 목욕을 하여

마음을 평안하게 합니다.


목욕을 하고 사흘이 되면

악기를 만들어 상이나 벼슬 같은 것을 얻겠다는 생각이 없어지고


닷새가 지나면

비난이나 칭찬받는 것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일이 잘되고 못 되는 따위의 결과에 집착이 없어집니다.


이레가 지나면

자기에게 손 발이나 신체가 있다는 것도 완전히 잊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악기를 만드는 생각에만 파묻히게 되므로

마음을 번거롭게 하는 일상의 일은 완전히 사라지고 맙니다.


이렇게 된 후에야 비로소 산으로 들어가

나무의 성질과 생김새를 관찰합니다.


그리하여 알맞은 나무가 찾아지면

그것이 악기로 완성된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진 다음에야 악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는 저의 뜻이 하늘의 뜻과 같게 하려는 것입니다. "


성도 편저 <도시를 걷는 낙타 1> 35쪽





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는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내게 주어진 일을 하고

또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지

문득 멈추어 돌아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