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으로

by 관지

오늘 새벽 풍경이다.

불빛을 보니 누군가는 저 건너 바다에서 밤새 그물질을 하고 있었나 보다.


오늘 새벽은

겸손이 존귀의 앞잡이라는 잠언의 말씀이다.

덧붙인다면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겸손과 교만, 그 차이는 뭘까.

아마 드러나는 태도의 차이는

남의 말을 잘 경청하고 안 하고, 가 아닐까.


오죽하면 그 똑똑하다는 솔로몬도

뭘 원하느냐는 하나님의 질문에

잘 듣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했을까.

하긴 똑똑하니 그랬을 수도.


어떻게 하면 잘 듣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우선,

네 말도 들을 가치가 있다는

상대에 대한 인정이 없으면 어려울 것이다.


내가 지금 상대하는 사람,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옷차림을 하고

어떤 자리에 있든지 상관없이...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노력할 일이다.


어제는..

이웃 섬에서 전어를 잡아와 손수 회를 떠 주셨다.

엊그제 잡아온 혹돔으로 어죽도 쑤고...


이곳 사람들은 모이면 추억담이다.

어린 시절이나, 시집살이나 모든 시절을 함께 겪고 아는 사이라

숨길 것도 없고 잘난 체할 것도 없고...


언제나 그곳에 가면

그 시절의 사람이 있고,

그 시절의 장소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


행여 누가 알까, 창피했던 일들도 깔깔거리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이들의 세월이, 사이가

옆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


마가복음과 누가복음 절반쯤 읽고

수요예배 드리고,

산책을 하고

잠자리에서는 퍽 오랜만에 책을 집어 들고 이런 내가 반가워 혼자 웃다.


평범, 무탈했던 한 날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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