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처지

by 관지

책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화창한 날씨와 잔잔한 바다, 오늘은 바람도 없다.


밥 달라고 기다리고 있는 새끼고양이들.... 많이 컸네. 기척만 나면 도망가기 바쁘더니 이제 믿을만한 지 버티고 있다.


지금 밖에는 급수배가 와서 - 우리는 물배라고 하는데 급수탱크에 물을 채워주고 있다. 두어 달에 한 번씩 이렇게 물을 실어다 줘서 마시고, 쓰고 산다.


그러고 보니 얻어먹고 사는 건 고양이나 나나 같은 처지네. 모쪼록 고마운 줄 알고 살아야지. 이 더위에!


*

어제는 고린도 전, 후서부터 골로새서까지 읽었고.... 바울의 남편을 이해하고 지원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았다.

나는 남편을 이해하고 지원하고 있나? 대답에 자신이 없다. 물론 할 말은 많지만...

신앙은 결국 자유와 사랑으로 가는 여정이다. 상대가 어떠하든 하라고 하시면 하면 된다. 그 사람이 과거에 나에게 어떠했고..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기억할 것은 다만 우리는 같은 처지라는 것.

연약하고 부족하고 실수하고, 후회하고.. 그러면서도 인정하기는 싫어하고, 결심을 했다가도 무너지고...


내가 어찌해 보려고 할 때는 잘 안 됐지만 말씀을 의지하여 다시 한번 시도해 보는 것.

삶이란 어쩌면 이런 과정의 반복이고 기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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