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나가니 후드득 비가 오신다.
그럼 물 주기 할 필요가 없지.
가벼운 마음으로 대충 훑어보고 오이 하나 따서, 내려왔다.
어젯밤은 배가 아파서 잠을 설쳤다.
뭔가 몸을 쏘아대는 불편한 감각들을 느끼면서도
그 와중에 참, 이런 느낌 오랜만이구나, 했다.
아픈 게 오랜만이라니 고맙기도 하지.
이제 괜찮다.
아무튼 여름에 날 것은 아예 근처에도 가지 말자고 다짐한다.
어제는 데살로니가전, 후서부터 빌레몬서까지 읽다.
"경건한 삶은 큰 유익을 가져다줍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그대 자신이 됨으로써 단순한 삶 가운데 누리는 넉넉함입니다.
A devout life does bring wealth,
but it's the rich simplicity of being yourself before God.
"지족 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에 큰 유익이 되느니라."
but godliness with contentment is great gain. (딤전 6;6)
이 말씀이 남았다. 그래서 곱씹는 중이다.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이 된다는 것.
내가 다른 사람일 필요도 없고 여기에 뭘 더 보태야 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인간이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이게 난데 어쩔 거야, 하고 인정하는 것.
그러니까 경건이...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쫄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민낯의 나로 살아도 되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도 이런저런 기대치를 가지고 이래저래 요구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봐주는 것이라면....
오병이어가 사람들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그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터무니없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가진 것이 이뿐이오나, 하고 내놓는 것이라면...
나는 경건하게 살 용의가 있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