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럴 때도...

by 관지

새벽, 멜로디는 입에서 뱅뱅 도는데 도무지 가사가 생각이 안 났다.


그러다 오전에 문득 떠올서 반가운 마음에

가사를 꼭꼭 씹어 삼듯 외웠다.



*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는 손주가 섬에 오기로 했다. 아이들이 여름, 겨울 방학 때 우리 집에 오는 것은 그동안의 연례행사였고...


그런데 특보가 발효되어서 지난 금욜부터 배가 오지 못하니 아이가 들어오지도, 내가 나가지도 못하게 되었다.


아이는 그래도 방학나들이를 포기하지 않고 본가에 와서 지금 할부지랑 지내고 있다. 남편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하더니 이내 적응해서 아이 먹을 것도 챙겨주며 즐기는 듯하다.


아직까지 내 우선순위 첫자리는 손주들인지라 예전 같으면 이런 상황이 몹시 불편해서 안절부절 못할 터인데 이상하리만치 편안하다.


내 삶의 목표는 의존하지 않기,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인데 이제 손주에게도 마음이 여여해지는 듯하여 일면 이런 나의 반응이 반갑기도 하다.


*

오늘은 몹시 게으른 하루였다. 텃밭 일도 하기 싫어서 겨우 물 주고 대충 둘러보고 들어와 오전 내 누워있었다.


그냥 그럴 때도 있지.


( 어제의 기록이다. 올리는 것도 귀찮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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